문화재청, 제주 용천동굴 호수서 희귀 어류 서식 확인

2014-03-13 10:20

미끈망둑속(Luciogobius)에 속하는 동굴어류의 외부형태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천연기념물 제466호 제주 용천동굴 호수에서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어류가 확인됐다고 문화재청이 13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2010년 KBS환경스페셜 촬영과정에서 호수에 서식하는 독특한 어류가 최초 목격됨에 따라 제주대 산학협력단에서 2012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용천동굴 호수생물 및 서식환경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 호수에서 전 세계에 총 17종, 우리나라에는 7종이 서식하는 미끈망둑속(Luciogobius)의 일종인 어류를 확인했다.

이 어류가 발견된 용천동굴은 길이 3.4km의 웅장한 용암굴로 독특하고 다양한 종류의 동굴 생성물이 발달했으며, 동굴 끝부분에는 800m 길이의 동굴호수가 있다.

이 동굴호수는 담수와 염수가 섞여 바다 쪽으로 갈수록 염분 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호수 속은 완전한 어둠의 상태로 부유성 플랑크톤을 제외하고 이번에 확인한 어류 이외에 다른 생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어류는 크기가 3.44cm으로, 일반적인 주홍미끈망둑속 어류와 달리 머리가 유난히 크고, 피부는 멜라닌 색소가 적어 옅은 분홍색으로 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눈은 퇴화해 매우 작은 특징을 보인다.
 

고정하기 전 동굴어류 체측의 멜라닌 색소포(위); 두부의 멜라닌 색소포, 눈, 그리고 두부 감각기관(아래 왼쪽); 체측 옆줄 위의 감각기관(cupulae)의 발달(아래 오른쪽)


 빙하기 이후 해수면이 높아진 약 6천년 전에 동굴 내부로 유입되어 급격한 유전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고립된 동굴 환경에 적응해온 것으로 추정되며,척추동물의 진화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이 어류의 보호를 위해 동굴 출입을 계속 제한하고, 동굴 상부 지표로부터 농약 등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수립하여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