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연루 KT ENS, 만기도래 CP에 KT 지원 못받고 법정관리 신청(상보)

2014-03-12 10:08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대출사기에 연루된 KT ENS가 만기가 도래한 기업어음을 상환하지 못하고 KT의 지원을 받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KT ENS는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기업 어음(CP) 491억의 보증 요청에 응하기 어려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KT ENS 관계자는 “12일 만기 도래한 루마니아 태양광사업자 PF의 CP 491억은 1차 책임자인 특수목적법인(SPC)가 상환을 할 수 없게 될 경우 KT ENS가 지급보증을 하게 돼있다”며 “CP 판매 주관사는 KT ENS에 상환을 요구했고 KT ENS는 대응할 자금적 여유가 없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0일 KT ENS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453억원의 CP 상환요청을 받고 당시 3000억원대 금융대출 사기사건이 발생한 이후였는데도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지만 한달 여 기간 동안 새로 도래한 CP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KT ENS 관계자는 “KT의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했으나 주관사가 루마니아 태양광 사업에 대한 담보 확보를 하지 않는 등 일부 사업장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돼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이로 인해 KT ENS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통해 현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후, 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채무와 채권이 유예되고 한달 내 법원에서 회생절차가 승인되면 법정관리인의 주도로 기업 개선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KT의 지원불가 방침과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배상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모회사인 KT가 증자 등을 통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지원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꼬리자르기식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도 금융권은 비판하고 있다.

강석 KT ENS 대표이사는 이날 “갑작스런 금융권의 투자경색 분위기를 설득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선택, 협력사와 투자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최대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 협력사 및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T ENS는 유무선 네트워크 및 데이터센터 수축 등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을 기반으로 태양광발절소, 폐자원 에너지화 설비 등 그린에너지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가봉 전자정부망 구축,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등의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5006억원, 영업이익 72억원, 당기순이익은 46억원에 이르고 직원수는 지난해 9월 기준 임원을 제외하고 39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