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중국 ‘직소’ 소비자를 잡아라

2014-03-10 08:07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중국 직접판매 시장이 유통업체들의 황금밭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직접판매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직접판매 시장 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까지 불법 다단계판매가 성행하고 있지만 지난 2005년 중국 정부가 관련법을 제정해 정식 허용하면서 '직소'(直銷)로 불리는 직접판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2006년부터 유통시장을 개방, 직소를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2005년 9월 직소관리조례(直銷菅理條例)가 발표되고 무점포 직접판매 사업자가 생겨났다.

하지만 다단계판매인 '전소'(傳銷)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금지전소조례(禁止傳銷條例)를 공포해 판매원 구조가 1단계인 경우만 허가했다. 우리나라의 방문판매와 같은 형태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정식 허가가 이뤄지자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최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암웨이다. 안리(安利)로 불리는 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의 42%에 해당하는 5조3000억원을 중국에서 달성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현지 기업인 완메이(完美)와 야팡(雅芳)으로 불리는 다국적 화장품 기업 에이본 등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자 국내 화장품 기업 등도 중국 내 직접판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3400억원이다. 대부분이 백화점과 로드숍을 통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직판을 통한 매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0년 상하이에서 직접판매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이다.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허가를 받아 영업망을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아직까지 백화점과 로드숍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보했지만, 직접판매 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직접판매 시장은 아직까지 까다로운 법과 막대한 투자비로 인해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백화점과 로드숍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기반이 잡히면 장기적으로 직판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직판업계 관계자는 "15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직접판매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며 "한 번 믿으면 간이라도 빼준다는 중국인의 특성상 인맥을 활용한 직접판매는 가장 효율적인 유통방식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직접판매 사업은 허가를 받은 성이나 시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다. 또 판매원의 수당 지급 한도는 매출액의 30%로 제한하고 있으며, 8000만 위안(약 100억원)의 자본금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외국 투자사의 경우는 해외에서 3년 이상의 직판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하며, 대규모 집회(컨벤션 혹은 세미나) 및 행사·교육활동에 대한 제한을 받게 된다. 중국에서는 50인 이상이 모여 집회를 하는 경우, 공안(경찰)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