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갈수록 날씬해진다…사장직 폐지 등 슬림화 박차
2014-03-06 16:19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사장직 폐지이다.
현재 4대 금융지주사 모두 사장직을 폐지한 상태다. 금융지주사의 경영 혁신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하면서, 지주사 사장직을 폐지했다. 이로써 이번 달 말 임기가 끝나는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은 퇴임하게 된다.
사장직 폐지에 하나금융도 동참하면서 올해부터 4대 금융지주 모두 사장은 없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이순우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하고 있으며, 본래 사장직이 없다. 신한금융그룹은 2011년 3월 한동우 회장이 취임하면서 사장직을 폐지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임영록 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장직을 폐지했다. 4대 금융지주사의 임원수 역시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가 조직을 슬림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경영 효울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은행 지주회사의 수익이 전년보다 절반 줄었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개 은행 지주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2217억원으로 2012년 8조3751억원 대비 49.6%(4조1534억원)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수익이 8.7%(3조4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NIM은 2010년 2.32%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87%까지 떨어졌다.
조직 슬림화 뿐 아니라 임원들이 자율적으로 연봉을 삭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주사의 사장직을 폐지하고 임원수도 줄이면 아무래도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수익성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회장이 직접 지주사를 관리하다보면 직원과의 소통도 더욱 원활해지고, 경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