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빌릿 회수율 1%를 향상시켜랴” 대한제강 녹산공장 가보니

2014-03-02 14:01
동선 최소화 한 일관생산라인 갖춰 효율성 국내 최적
원가관리 위한 치열한 고민 통해 최고의 제품 생산

대한제강 녹산공장내 80t급 전기로에서 생산된 쇳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주경제 (부산) 채명석 기자 = 지난달 25일 오후 4시 25분경, 대한제강 부산 녹산공장내에 있는 80t급 전기로 안에서 갓 만들어진 뜨거운 쇳물이 연기를 내뿜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쇳물은 철 스크랩을 녹여 만들어낸 것으로, 온도는 약 1580℃에 육박한다. 공장 한쪽 구석에 위치한 철 스크랩 저장고에서 버킷으로 퍼 올린 철 스크랩을 전기로에 장입해 녹이는데, 윗층과 아래층간 정확한 온도 설정을 위해 철스크랩은 3번으로 나눠 장입한다. 전기로 바로 옆에는 산소버너가 연신 산소를 불어넣고 있었는데, 산소를 쏴주면 발열되고 있는 전기로의 온도가 추가 발열돼 전기요금을 아끼면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전기로에 장입하는 철스크랩 양은 100t, 이를 끓여내면 92~93t의 쇳물이 생산된다. 이론상 생산용량인 80t과 비교하면 수율은 116%가 넘는다. 장입한 철 스크랩의 쇳물 생산비중을 나타내는 쇳물 회수율은 93%에 달해 국내 업계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번 쇳물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48~49분 정도다. 24시간 가동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녹산공장 전기로는 하루 27~28회의 쇳물을 생산하면서 이러한 효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사용량에 비해 쇳물 생산량이 많으면 그만큼 전기를 아낄 수 있으니 대한제강의 생산관리는 허점을 용납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008년 준공된 녹산공장은 본사인 부산 신평공장, 경기도 평택공장과 함께 대한제강의 국내 3대 공장 가운데 하나로 쇳물생산에서부터 철근 완제품 생산, 가공까지 전 과정을 일관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공장 설계 단계에서부터 생산라인간의 동선을 최소화해 6만8500㎡(약 2만721평)이라는 좁은 이들 시설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 제강업계에서도 가장 잘 지어진 공장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연간 생산 능력은 쇳물 80만t, 철근 45만t, 가공 12만t이며, 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지름 10~16mm의 철근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의 주력 생산기지다.

또한 압연 및 가공시설만 있는 평택공장도 녹산공장으로부터 철근 생산용 반제품 빌릿을 공급받고 있는데, 녹산공장 전체 빌릿 생산량에서 평택공장으로 보내지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더불어 녹산공장은 제강공장 중 가장 미세먼지가 없는 쾌적한 공장으로도 손꼽히고 있는데, 가장 많은 먼지를 일으키는 철 스크랩은 별도의 야드에 설치하고 필요로 하는 양만 공장으로 입고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한제강 녹산공장에서 생산된 빌릿이 압연공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시간, 전기로 건너편에 위치한 정련로에서는 직원들이 쇳물에 화학제품을 던져 넣고 있었다. 정련로는 전기로에서 조정하기 어려운 미세한 화학 성분을 조정하고 용강 성분을 균일하게 해준다. 20~25분간의 정련 작업을 마친 쇳물은 연속주조 과정으로 보내져 빌릿 모형 몰드에 붓는데 녹산공장에서는 몰드에 쇳물을 부어주면 다섯 개의 구멍에서 빌릿이 나온다. 하루 빌릿 생산량은 2700t 내외다.

3개는 녹산공장 자체 소화분으로, 나머지 2개는 평택으로 보낼 빌릿으로 사용한다. 압연 과정에 들어선 빌릿은 한 번에 두 가닥씩 작업이 진행되는데, 첫 압연기를 통과한 빌릿이 X자로 교차되면서 두 번째 연주기로 들어가고 빠져나온 빌릿은 유턴 과정을 거쳐 원하는 규격으로 제조돼 검수를 거쳐 절단 및 포장(묶음)이 이뤄진다. 녹산공장에 사용되는 빌릿의 길이는 5m, 평택공장으로 보내는 빌릿은 12m인데, 압연과정을 거치면 각각 500m, 3km 길이의 철근으로 탄생한다.

철근 생산이 완료되면 곧바로 출하하거나 가공 공정으로 옮겨져 추가 가공 공정을 거치게 된다. 가공 공정에서는 건설사가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철근으로 만들게 된다.

대한제강은 철근 생산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녹산공장의 현안은 생산원가를 떨어뜨릴 수 있을만큼 떨어뜨리는 것이다.

녹산공장은 가스버너 설치 및 쇳물 생산 수율 향상 등을 통해 단위 전기 사용량 대비 생산량 증대 등을 통해 녹산공장의 전력원단위 절감 조업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과 겨울철 전력 사용 성수기에 전기로를 1시간만 끄면 1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일시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성 피해는 생산성 향상으로 보완해야 한다. 즉, 전기로 제강에서 철 스크랩 투입량 대비 빌릿 회수율을 1%라도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인데, 녹산공장의 경우 생산량과 철 스크랩 시세를 감안하면 회수율을 2% 향상하면 하루에 2600만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1년이면 95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회수율 향상을 위한 조업기술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철근 압연 단계에서는 회수율이 102%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