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든 얼룩말 '홀스또메르'로 돌아온 유인촌 전 장관

2014-02-28 09:35
"거울처럼 인생을 비춰주는 작품" CGV신한카드아트홀서 28일부터 공연

홀스또메르 유인촌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상처는 없어지지 않죠. 그러나 상처를 보면 과거의 고통을 떠올리게 됩니다. '홀스또메르'도 우리 삶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닥쳐올 미래까지에 대해 상처처럼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골랐습니다."

 유인촌(63)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음악극 '홀스또메르'로 무대로 돌아온다. 최근 낭독극 등에 잠깐 출연한 바 있지만,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번 작품의 주연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재개한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유 전 장관은 '홀스또메르'에 대해 "거울처럼 인생을 비춰주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8일부터 무대에 오르는 '홀스또메르'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중편소설 '어느 말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으로 한 때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이제는 늙고 병든 얼룩말 홀스또메르의 입을 빌려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유 전장관은  홀스또메르의 독백 중에  "인간들은 내 집이라 하면서 거기서 살지 않고, 내 땅이라 하면서 그것을 밟아 보지도 않으며, 내 사람이라 하면서 그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또 내 여인이라 하면서 다른 여인과 산다."는  대사가 있다"면서 "이 작품에 가장 큰 테마인 어떻게 늙을 것인가? 중후하게 늙을 것인가, 가련하게 늙을 것인가, 추하게 늙을 것인가등 늙음에 대한 에피소드를 관객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어떤 관객이 늙어가는 것과 죽음에 대해 계속 말하는 이 공연에서 희망과 삶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고 장문의 편지를 써준 적이 있어요. 아직도 그 편지가 아직도 마음에 많이 남아요. 그래서 연극의 힘이나 가치관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많이 감동 받았고 오히려 많이 배웠죠."

유 전 장관에게 이 작품의 의미는 더없이 특별하다. 그는 이 작품의 1997년 국내 초연 무대 때부터 함께 해왔다. 그가 공직 생활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섰던 연극 무대도 2005년 '톨스또메르'였다.


"과거에는 힘이 넘쳐서 문제였는데, 지금은 확실히 체력이 달리네요. 예전에는 힘있게 연기했다고 하면, 지금은 디테일하고 세세하게 연기 하려고 신경쓰고 있어요. 나이가 먹을수록 이 역할도 함께 익어가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유 전 장관과 함께 배우 이경미, 김선경, 서태화 등이출연한다. 연출은 김관이 맡았다. 공연은 3월 30일까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이어진다. 5만5천~7만7천원. 1588-0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