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자사주 매입에 급등… C&C와 합병이슈 수면 아래로
2014-02-27 17:25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SK 주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징역 4년 선고에도 자사주 매입 호재로 급등했다. 당분간 SK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SK와 SK C&C 합병설은 한 발 뒤로 물러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전날보다 1만1000원(6.08%) 오른 19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SK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3달에 걸쳐 자사주 235만주를 매수한다고 전일 공시했다. 취득 예상 금액은 4195억원으로 SK 측은 자사주 취득 목적을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SK 주가가 자사주 매입 호재로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SK 실적이 악화되고 기업 가치가 할인 받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결정된 것"이라며 "향후 SK 주가는 상승해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SK의 자사주 매입으로 SK와 SK C&C와의 합병설은 당분간 수그러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한 SK C&C가 매년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을 두고 SK와의 합병을 염두 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위치한 것과 다르게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 위에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인 SK C&C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SK C&C가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SK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SK와 SK C&C간 합병 논의는 적어도 3년에서 5년 후로 미뤄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SK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SK 주가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SK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SK와 SK C&C가 합병할 경우 합병회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희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 9월말 기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지분율은 0.02%에 불과하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SK 자사주 취득으로 단기간 내 SK와 SK C&C간 합병은 없을 것"이라며 "자사주 이슈 외에도 최대주주가 부재한 상황에 지주회사 간 합병을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