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6일째 한반도 엄습…시민도 '답답' 환경부도 '답답'

2014-02-26 18:38
환경·기상 통합예보실 방문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 '철저히 대응' 주문

"6일째 회색공포 지속, 미세먼지 한반도 뒤덮어"

"예보 정확도·황사 마스크 착용뿐 뚜렷한 대책 없어"

"중국 환경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논의 절실"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회색공포인 고농도 미세먼지(PM10)가 6일째 한반도를 뒤덮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주무부처도 곤경에 빠진 격이다. 중국에서 침투하는 오염물질에 대한 대책은 예보의 정확도 제고와 황사 마스크 착용뿐 현재로썬 이렇다 할 차단법이 없기 때문이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환경·기상 통합예보실을 방문하고 6일째 지속 중인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해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과 대기정체 현상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은 영화 배트맨 속 고담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만큼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회색 공포 속에 방치된 시민들의 불안은 좌불안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대전·광주에서 PM10 24시간 대기환경기준 100㎍/㎥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는 지난 19일부터 서서히 증가해 21일부터 100㎍/㎥이상을 지속하면서 25일에는 최고 218㎍/㎥를 기록했다.

특히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PM2.5)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0%에 달했다. 초미세먼지는 공장·자동차 등 인위적 배출원에 기인하고 있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번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한반도 주변 기압배치 및 대기정체 등으로 인해 미세먼지 확산이 어려워진 탓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북서풍을 타고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등 복합적 영향이라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원인은 중국발이다. 환경부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키 위해 지난 2월 중순 중국 환경보호부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중국의 대기오염도 실시간 측정자료 공유에 대한 합의점만 찾은 상태다.

중국의 미세먼지 상황도 심각하다. 베이징 하늘은 사라진데다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오는 2050년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공포로 몰아놓고 있다.

환경부는 우선 우리나라의 공장·자동차 등 인위적 배출원을 점차 감소시키겠다는 입장이나 중국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미세먼지 공포를 씻을 수 없을 전망이다.

민간 기상 연구원은 “중국발 초미세먼지는 니켈·크롬 등 유독성 화합물 및 카드뮴 등의 중금속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며 “정부가 권고하는 데로 가급적 장시간의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식약처가 인증한 황사 마스크 착용법이 전부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환경부가 중국 정부와의 협조체계를 구축하되, 환경 개선을 위한 국제적 무대에서의 대책 논의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윤 장관이 환경·기상 통합예보실을 방문하고 국내외 상황의 24시간 모니터링과 예보를 더욱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국내외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대기 정체로 오래 체류해 외부 확산이 느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고농도 현상은 28일부터 점차 해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