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2·3세 성적표, 광동·보령 ‘합격’…한독·동화 ‘낙제’

2014-02-26 18:05
- 대웅·중외제약도 영업이익 우수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창업 2·3세 경영자가 이끄는 제약사들이 서로 다른 성적표를 내놓았다.

광동·보령·대웅제약 등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반면 한독과 동화약품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윤재승 대웅제약 부회장·이경하 JW중외제약 부회장(왼쪽부터)


26일 금융감독원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46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40.8% 성장하며, 창업 이후 처음으로 업계 순위 10위권에 들어섰다. 영업이익도 22.1%나 증가한 444억원으로 나타났다.

창업 2세인 최성원(44) 사장이 취임한지 6개월만의 성과다. 최 대표는 부친인 고 최수부 회장이 지난해 7월 타계한 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광동제약의 이 같은 성장은 지난 2012년 유통권을 확보한 '제주삼다수'가 이끌었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삼다수를 통해 거둔 매출은 1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김은선(55) 회장이 이끌고 있는 보령제약 역시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김 회장은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장녀로 제약업계에서 손꼽히는 여성 경영자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467.6% 신장한 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3273억원으로 4.9% 늘었다. 성장을 주도한 것은 보령제약이 자체 개발한 토종 고혈압 신약 '카나브'다. 카나브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전년 대비 90.5% 성장한 7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올랐던 윤재승(51) 부회장도 한숨 돌리게 됐다. 검사 출신인 윤 부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회장의 3남이다.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JW중외제약은 세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JW중외제약은 전년보다 173% 신장한 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JW중외제약은 현재 창업주인 고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종호 회장 장남인 이경하(50)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다수의 2·3세 경영자가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달리 한독(구 한독약품)과 동화약품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신권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영진(57)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한독은 전년 대비 13.2% 감소한 75억원의 영업이익에 만족해야 했다. 매출도 3279억원으로 4.2% 성장에 그쳤다.

국내 최장수 제약사인 동화약품의 실적은 더욱 참담하다. 창업주 3세로 경희대 의대 교수 출신인 윤도준(62) 회장이 이끌고 있는 동화약품은 지난해 79.4% 급감한 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202억원으로 1.4% 줄었다.

동화약품은 지난해에 의약품 관리 문제로 행정처분을 받은 데다 불법 리베이트로 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회사 위상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