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혁신 3개년] "벤처ㆍ창업 붐 통해 창조경제 구현"…보여주기식 정책 되풀이되나?
2014-02-25 18:0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4년간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가재정 4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창업-성장-회수-재도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지원 강화와 규제 혁파를 위한 재정 투입을 통해 역동적인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창업·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재정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부가 발표한 '벤처창업자금 생태계 선순환대책'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 청년창업·엔젤투자펀드 7600억원 확충…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
정부는 우선 2017년까지 창업자 1만3000명을 육성한다는 목표 하에 1조1000억원의 재정을 쏟기로 했다. 특히 높은 리스크로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는 청년창업과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펀드 출자(4600억원)를 확대하고, 민간매칭(3000억원)을 포함시켜 총 7600억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전문엔젤 중심으로 민간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1500만원 이하 투자금은 100%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소득공제를 해주기로 했다. 해외시장 상장과 외국기업에의 인수합병(M&A)을 목표로 국내 창업기업을 발굴·투자하는 6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펀드'도 신설할 계획이다.
◆ 구체적인 대안 없어…보여주기식 되풀이식 정책에 불과
업계에서는 이번 벤처·창업 활성화 계획에 일단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가 강조한 선제적·적극적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들이 되풀이됨은 물론, 단순히 보여주기식에 그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엔젤투자 자금운용에 있어서는 엔젤투자자를 위한 선제적 투자만 외칠 것이 아니라, 금융권도 투자연계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식의 구체적인 대안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와 관련해서도 ‘우수 창업자’의 기준이 모호하고, 지난해 신설된 청년 창업 관련 펀드의 경우 구체적인 시행 여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10년 전 이스라엘 벤처 생태계의 젖줄이 된 요즈마펀드 벤치마킹에 있어서도 과거로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요즈마펀드는 지난 1998년 민영화 이후 이스라엘에서도 이미 사라진 상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대책은 아직도 업계의 생태를 100% 이해하지 못한 해묵은 정책"이라며 "당장 자본이 필요한 벤처·창업 기업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조기에 마무리되고 하루라도 빨리 시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