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년] 빗장 푸는 자본시장…기대반 우려반

2014-02-25 16:05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업계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업계가 거는 기대도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창조경제 실천을 위해 중소기업 자금조달 창고가 되고 있는 코스닥, 코넥스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통한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그간 자산 5조원 이상 사모펀드는 대기업 집단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왔으나 이러한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정책은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언급됐다. 지난해 말 금융위가 발표한 증권사 M&A 촉진방안과도 맥이 닿아 있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및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 증시 활성화 대책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정진규 코스닥협회 연구정책 본부장은 "이번에 정부가 밝히 벤처·창업 투자 활성화가 최근 거래대금 감소와 자금조달 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증시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이러한 흐름을 반전시켜 줄 정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도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자기자본 규모가 일정 수준에 근접한 증권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본 효율성을 기존 종합금융투자업자보다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솔직히 정부 정책에 따른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며 "대형 IB와 중소형 증권사 특성화 등이 그간 언급됐지만 의미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도 "증권업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이전에도 발표됐었지만 변화를 피부로 체감한 적은 없었다"며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단기 목표 계획 수립 실천도 버거운데 정부정책이 너무나 먼 얘기"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아울러 사무금융노조는 정부의 금융정책이 신자유주의에 쏠려 금융업계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고 단기이익만 추구하게 만들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사무국장은 "증권사 M&A와 사모펀드 활성화는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 노동자 탄압을 의미한다"며 대형화와 규제완화 위주의 금융정책에 쓴소리를 했다.

김 국장은 "증권사 설립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면서 20여개의 증권사가 60여개로 늘어나 무료 수수료 등 출혈경쟁이 시작됐으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었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박근혜 정부와 금융위의 금융정책에 반대의 입장을 드러내며 노조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위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개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