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SK브로드밴드가 2007년 삭제된 법률 목차를 제때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SK브로드밴드가 자사 홈페이지 ‘자주 찾는 문의 답변’메뉴에서 고객정보를 신용정보회사에 제공하는 근거로 제시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 전 내용으로 드러나 고객 정보 방치 논란에 불을 지폈다.

SK브로드밴드는 해당 메뉴에 올라온  “신용정보회사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객 정보를 함부로 다른 곳에 알려줘도 되는건가요?”라는 문의에 “당사는 약관(고객정보를 관련 법률에 의거 제공할 수 있음) 및 관련법률(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고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당사 연체자의 연체 현황을 신용정보집중기관(통신협회 등)에 제공하고 있다”라는 답변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가 답변과 함께 관련 근거 제시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2절 제24조 1항’이 현행 법률에서는 사라진 목차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2절 제24조 1항’은 지난 2007년 제2절 삭제와 2008년 전문개정을 거쳐 사라졌다. 당시 제2절 제24조 1항은 2008년 전문 개정을 통해 제1절 제22조 2항에 포함됐다. 당시 1항의 다른 내용들도 세분화되어 다른 조항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내용은 아예 삭제됐다. 
 

현재 제2절은 지난 2007년 개인정보의 관리 및 파기 등을 다루는 내용으로 신설되어 제27조부터 시작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일로 고객 안내를 부실하게 운영해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개인 정보 제공에 대해 7년도 더 지난 법률 목차를 근거로 안내해 사실상 고객정보를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는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가 법적인 잘못은 없지만 고객 안내를 부실하게 운영해왔음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라고 지적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당 법률 내용이 살아있어 SK브로드밴드의 고객 정보 제공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고객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며 “정확한 고객 서비스보다 상품 팔기에 급급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한 고객은 “고객정보를 다루를 답변 내용을 7년 전 법률로 방치했다는 것은 고객을 대하는 SK의 자세를 단번에 보여준 것”이라며 “사업자가 안내하는 목차만 봐서는 도저히 현행 법률에서 찾을 수 없는 조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SK브로드밴드 논란으로 SK그룹 IT부문 계열사들의 총체적인 홈페이지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SK텔레콤은 2000년대 초반 사라진 레인보우센터 명칭으로 올해 1월까지 고객 안내를 해왔던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레인보우센터는 현재 행복센터로 개칭해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