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인구 증가에 피부암 전단계 ‘광선각화증’↑
2014-02-25 10:04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은퇴 후 등산을 즐기는 전기택(가명·65)씨는 최근 늘어난 검버섯 제거를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가 뜻밖의 진단 결과를 받았다. 검버섯으로만 생각했던 피부 질환이 피부암의 초기 단계인 ‘광선각화증’이라는 것. 전씨는 일찍 피부과를 찾은 덕분에 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낯선 질환인 광선각화증이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크게 늘고 있다. 광선각화증이란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된 얼굴이나 손등 등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붉은색이나 갈색 반점이 여러 개 나타나며 잘 떨어지지 않는 각질 덩어리가 함께인 경우가 많다.
그간 주로 백인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와 유해물질 증가, 야외 활동 보편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광선각화증 환자는 2011년 대비 2012년도에 약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광선각화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전체 환자 가운데 50대 이상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광선각화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피부암의 일종인 편평세포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대개 피부암의 초기 단계나 전암 단계의 질병으로 간주된다.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편평세포암 환자의 60%가량이 광선각화증을 겪었다. 국내 편평세포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광선각화증 동반 비율이 88%에 달했다.
이렇듯 피부암과 연계성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광선각화증에 대한 인지도와 치료율 모두 여전히 매우 낮은 실정이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생하고 검버섯이나 습진 등과 흡사해 오랫동안 내버려두거나 잘못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김일환 대한피부암학회장(고려대학교 피부과 교수)는 “광선각화증은 편평세포암과 연계성이 큰 전암 단계의 질환”이라고 설명하고 “야외 활동이 많은 경우 정기적인 피부과 방문을 통해 규칙적으로 피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