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1위 사업자 과반 고수전략 버릴 때 됐다” <하>

2014-02-25 08:13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상황 개선을 위해 이제는 1위 사업자가 과반 점유율 고수 전략을 버릴 때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한 업계 전문가는 “이제 SK텔레콤이 점유율 50% 고수 전략을 버릴 때가 된 것 아니냐”며 “SK텔레콤이 점유율 과반 고집을 버려야 정상적인 경쟁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유필계 LG유플러스 CR전략실장은 “세계적으로 10년 이상 한 사업자가 점유율 5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우리나라의 이통시장이 그만큼 경쟁 제한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의 보조금 과열 상황도 SK텔레콤의 과반 지키기 전략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이 50.02%로 과반에 걸려 있는 상황에서 지난 1월 박인식 사업총괄 사장은 50% 점유율 사수를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이후 SK텔레콤의 과반 지키기 전략은 20개월이 지난 3세대(3G) 휴대전화에 보조금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같은 방식이 불법은 아니다.

방통위의 보조금 조사에서 20개월이 지난 휴대전화는 가이드라인에서 예외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개월이 지난 휴대전화는 재고 소진 등 필요성을 감안해 보조금 단속에서 예외로 두고 있는 관행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다.

SK텔레콤의 서비스 뿐 아니라 계열 알뜰폰 업체에서도 3G 모델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3G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보조금 단속을 하는 원인인 이용자 차별이 일어나고 있지만 철 지난 휴대전화에 마케팅 집중이 일어나면서 과반 점유율 고수 전략이 노골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계열 알뜰폰의 3G 모델 판매는 광고에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에서는 내방하면 2만원이나 3만원대 요금제로 갤럭시S3 3G를 번호이동 조건으로 구매하면 할부원금 0원에 제공한다는 글들이 올라 있다.

이는 출고가가 5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보조금을 50만원 가까이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3G 모델에 보조금을 집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최신 기종을 구매하면서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전략적으로 집중하면서 수익을 남기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방통위가 불법보조금 지급에 대한 시정명령을 지난해 연말 내리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지난 1월말 조사에 돌입하는 등 강경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방통위가 이용자 차별이 과도할 경우 출시 20개월이 넘은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출시 20개월이 지났더라도 50만원 가까운 보조금이 일부에만 쏠려 지급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출시 20개월이 넘어 교체주기가 다가왔는데 못 팔게 되면 재고처리 비용만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보조금 가이드라인에서 예외를 둬왔다”며 “재고처리를 위한 수준이 아니라면 파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과반 점유율을 고집하면서 최근의 과열이 심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50% 고수를 위해 방통위 조사 중에도 대대적인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타사도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물론 과반 점유율 고수 전략이 품질 경쟁의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앞선 품질을 유지해 경쟁력을 지키면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50%의 점유율을 넘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강하고 끊김 없는 고품질의 통화를 유지하면서 과반 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쉽게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50% 고수 전략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열 분위기가 일면서 비정상적인 과열 경쟁을 부를 수 있는 과반 점유율 전략에 대한 고집을 접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놓고 승부해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경쟁 제한적인 과반 고수 전략을 넘어서 서비스 경쟁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