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우크라이나, 친유럽으로 급선회할 듯

2014-02-24 14:42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실각으로 정권이 교체된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친유럽으로 정책을 급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도 겸임하게 된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은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공평한 우호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러시아 지도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또 다른 우선순위는 유럽과의 통합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는 유럽 국가들의 ‘가족’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사태는 지난해 11월 당시 정부가 유럽연합과의 협력협정 추진을 중단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회복세와는 달리 우크라이나 경제는 현재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의 상황”이라며 “새 정부의 할 일은 이 나라가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월급과 연금 등을 차질 없이 지급하는 등 투자자 신뢰 회복과 기업 성장,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우크라이나 최고 의회는 전날 의장에 새로 선출된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에게 대통령 권한도 이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의장은 오는 5월 25일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직을 겸임한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최고 의회는 지난 22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중대한 인권 침해 범죄를 저지르고 직무를 유기했다는 이유로 퇴진 안건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참석 의원 380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또한 최고 의회는 대선일을 애초 예정됐던 오는 2015년 1월에서 올해 5월 25일로 앞당겼다. 대통령 권한을 총리와 의회에 대폭 분할한 2004년 헌법을 되살리는 결의안도 채택됐다.

한편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키고 새로운 폭력사태를 일으키는 것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