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담배소송' … 개인정보 무단 유출 논란
2014-02-24 14:34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흡연자단체가 건보공단의 개인정보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최대 흡연자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은 건보공단을 상대로 개인정보 침해 행위 중지를 요구하는 소장을 24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아이러브스모킹은 "흡연자들의 동의 없이 소송 목적으로 질병을 포함한 개인의 민감한 내용을 담은 빅데이터가 건보공단이 용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단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소송과정에서도 개인의 활용 동의 없이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건보공단이 담배소송을 대비해 흡연자의 의료비, 치료비 등에 지급된 비용을 분석할 목적으로 외부기관인 복수의 대학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거나 자료를 제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흡연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명, 주민번호 등이 포함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브스모킹 관계자는 "건보공단이 관리하는 진료기록 등 건강에 관한 정보는 금융정보 못지 않은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생명과 직결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의 수집, 생성, 이용, 제공, 공개시 반드시 개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동의를 받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향후 담배소송이 진행되면 개별 입증을 위해 흡연자 개개인의 구체적인 질병 정보가 노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활용이 허용되는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등의 통상적인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아이러브스모킹은 소장을 통해 ▲공단이 '전국민 건강정보DB(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한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공단이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에 제공한 130만명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공단이 향후 제기할 담배소송 과정에서 제출하게 될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이 담배 소송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은 최근 사회적 이슈를 고려했을 때 가장 민감한 사항"이라면서 "아이러브스모킹의 소송이 승소하게 되면 수천억원에 이르는 담배소송에서 건보공단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