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평화사절단' 판다, 벨기에 지역갈등 부추겨
2014-02-24 14:52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이 벨기에에 '양국 친선'의 상징으로 선물한 판다가 벨기에의 지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은 중국 판다 '싱후이(星徽)'와 '하오하오(好好)'가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도착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벨기에 남부와 북부 지역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작년 9월 벨기에가 중국으로부터 판다 한 쌍을 15년 기한으로 임대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판다 한 쌍을 어느 지역에 있는 동물원에 보내느냐를 놓고 벨기에 남부와 북부의 주민들이 다시 두 편으로 갈라진 데서 비롯됐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북부 플랑드르 지역과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남부 왈롱 지역간의 언어적·정치적 갈등이 지속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벨기에로 보내진 판다의 새 보금자리가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롱 지역의 파이리 다이자 동물원으로 결정되자 북부 플랑드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
플랑드르 지역 주민들은 판다 사육장이 파이리 다이자로 결정된 것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이 지역 부근 출신인 뤼포 총리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유서 깊은 북부의 안트베르펜 동물원에 판다를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며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파이리 다이자 동물원은 이미 1000만 유로(14억8000만원)를 들여 중국 전통 양식의 판다 우리를 새로 지었고, 판다를 오는 4월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 판다 한 쌍은 쓰촨(四川)성 두장옌(都江堰)의 판다보호기지를 떠날 때 중국주재 벨기에 대사관으로부터 특별 비자를 발급받았고, 이날 공항 환영식에는 엘리오 디뤼포 벨기에 총리가 영접을 나올 정도로 국빈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