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새 식구 살리기 팔 걷어
2014-02-23 18:01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새 식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초 예상만큼 M&A(인수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섬의 지난해 매출은 4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영업이익와 순이익도 각각 504억원, 408억원으로 같은 기간 29%, 36%씩 줄었다.
장기 불황으로 인해 패션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수 직수 셀린느·지방시 등 주요 수입 브랜드들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같은해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던 쥬시꾸뛰르·올리카일리 등 패션 브랜드의 사업을 한섬에 넘겨줬지만 셀린느·지방시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1월 한섬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정재봉 한섬 대표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 금액도 그룹의 사상 최대 규모인 42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2년 7월 롯데그룹에 합류한 롯데하이마트 역시 생각보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인수금액은 1조2480억원 규모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5190억원, 18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9.2%, 14.4% 증가한 수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 2012년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부진한 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유통 대기업들이 인수 기업의 기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그룹 내 가전 유통을 롯데하이마트로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롯데마트의 디지털파크 15개 매장을 모두 롯데하이마트 간판으로 바꿨고, 올해 지속적으로 롯데마트 가전매장을 하이마트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의 온라인쇼핑몰인 롯데아이몰에는 롯데하이마트 코너를 신설하고 6000여종의 롯데하이마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어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에도 롯데하이마트가 입점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한섬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입 브랜드 MD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발렌티노와 발리 브랜드와 수입 계약을 맺은데 이어 모터바이크 재킷 전문 브랜드 벨스타프의 판권을 얻었다. 이외에 MM6 마르틴 마르지엘라, 제임스펄스, 더쿠플스 등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올해 내 2~3개의 수입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자체 브랜드도 강화하고 있다. 한섬은 내달 초 잡화브랜드 덱케를 론칭할 예정이다. 일단 올해 안에 백화점과 편집숍 등 10곳 이상의 덱케 매장을 열고, 오는 4월 자체 온라인몰을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