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해 임금 동결되나…올라도 물가상승률?

2014-02-24 06:03
올해 임금 상승 폭 물가상승률 수준 그쳐…통상임금 적용·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건비 부담 ↑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올해 LG전자 임금이 동결되거나 상승 폭이 물가상승률에 그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임금을 동결하거나 기본급 인상 폭을 물가상승률(2.3%) 수준에 맞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번 주 노사 임단협을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임금 인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2007~2009년에도 3년간 세계적인 경제 위기 극복과 노경 상생 차원에서 임금을 동결한 적이 있다.

이후 2010년 5.2%, 2011년 5.7%를 인상한 데 이어 2012년에는 6.0%를 올려줬다. 지난해에도 2006년 6.2% 인상 이후 최고 수준인 7.0%의 임금 인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몇 년 간 LG전자의 지속적인 임금 상승은 구성원의 사기 진작을 중시하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LG전자는 임금 인상 배경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 따른 보상 차원과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하려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0%, 6.0% 신장했지만, 최근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정부가 관련 법 개정 절차를 준비하는 가운데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라 기업 인건비는 연간 최대 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아직 통상임금 적용 범위나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섣불리 임금 제도에 손을 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기업 노사 담당 임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하는 기업은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임금을 동결해서 만회하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더욱이 임금 제도를 바꾸려면 노조나 사 측이 합의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인건비가 생기기 때문에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이어 "적용 시기 등 아직 애매한 부분이 많아 결국은 노사협의가 필요하다"며 "이견을 좁히다 보면 협상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