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 “조폭 비호세력 공개해야”…저우융캉 지칭?

2014-02-21 15:35

중국 베이징 유력지 신징바오 21일자 1면에 실린 류한 한룽그룹 회장 기소 보도. [사진=신징바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21일 쓰촨(四川)성 최대 거부이자 조직폭력단을 조직하며 연쇄살인에 가담한 혐의로 최근 검찰당국에 기소된 류한(劉漢) 한룽(漢龍)그룹 회장 배후의 비호세력을 철저히 공개해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한(劉漢)회장은 중국 쓰촨(四川)성의 재계 거물인 류한 고의살인, 불법감금, 상해, 불법도박장 개설, 사기, 폭력조직 운영 등 15가지 혐의로 후베이(湖北)성 셴닝(咸寧)시 중급인민법원에 기소됐다고 중국 현지 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21일 인민일보는 해외판 평론에서 류한이 이처럼 악랄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현지 당정 사법기관 관료들이 그를 비호하면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증거 인멸에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평론은 그만큼 류한을 비호한 세력이 크고 범위도 광범위하고 기세도 막강함을 알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신문은 ‘다행불의필자폐(多行不意必自毙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면 끝내는 죽음을 자초하게 된다)’며 류한의 조폭세력이 소탕되면서 배후의 비호세력도 공개돼 법적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류한의 비호세력이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21일 중국 신징바오(新京報)는 관련 보도에서 각종 혐의로 수사당국의 추적을 받아온 류한이 2001년 '귀인'을 만난 뒤 공안기관 체포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시켰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특수한 배경을 가진" 기업가 저우빈(周濱)이 2002년에 쓰촨지역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류한이 귀인 측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거액을 들여 저우빈의 프로젝트를 매입했다는 내용도 있다.

홍콩언론들에 따르면 저우빈은 바로 저우융캉의 아들이다. 저우융캉 아들의 이름은 기사에 나온 저우빈과 발음은 같지만 한자는 다른 저우빈(周斌)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관영매체의 특성상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발음이 같은 가명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장제민(蔣潔敏)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리충시(李崇禧) 전 쓰촨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저우융캉 전 서기의 측근들로 알려진 정ㆍ관계 인사들을 줄줄이 잡아들이며 포위망을 좁혀왔다. 사실상 저우 전 서기의 처벌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만약 저우 전 서기가 사법처리된다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최고지도부의 일원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비리문제로 처벌받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