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커브드 UHD TV로 프리미엄 TV시장 잡는다"

2014-02-20 15:34
다음달 한국 시작으로 전 세계 순차 출시…평면 제품과 가격 차는 20% 내외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초고화질(UHD) TV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중순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UHD TV를 순차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 UHD TV 모델 홍명보 감독(왼쪽)과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부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커브드 제품으로 프리미엄 UHD TV 시장 형성하겠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2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2014년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커브드 UHD TV를 앞세워 9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부사장은 "그 동안 삼성은 보르도 TV(2006년)·LED TV(2009년)등을 선보이며 TV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며 "커브드 UHD TV를 통해 TV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의 역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 4200R 최적의 곡률…최고의 몰입도 선사

UHD TV는 풀HD(1920×1080)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아 4K TV로도 불린다. 특히 광원(BLU)이 없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달리 UHD TV은 LCD 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곡률을 구현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사장은 "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LCD 패널에서 곡률을 실현해 냈다"며 "TV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혁신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내놓은 커브드 UHD TV의 곡률을 4200R (반지름이 4200㎜인 원의 휜 정도)로 설계해 3~4m 거리에서 TV를 시청할 때 최상의 몰입감을 제공하도록 했다.

김 부사장은 "커브드 UHD TV의 핵심 기술은 곡률"이라며 "사람의 시각 구조를 고려한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영상으로 완벽한 몰입의 화질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도 "중국 업체과 비교하면 패널 수준은 비슷할 지 몰라도 커브드 기술력에서는 1년 정도 앞서 있다"며 "단지 외관상 휘는 게 아니라 몰입감을 높이는 알고리즘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런 화질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제품 출시회장에 국내외 경쟁업체의 평면 UHD TV와 자사 커브드 제품을 비교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 3월 한국 시작으로 전 세계 순차 출시…'투 트랙' 전략으로 승부

삼성전자는 105·78·65·55인치 커브드 UHD TV로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한편, 110·85·65·55·50인치 등 평면 UHD TV 라인업을 확대해 'UHD = 삼성' 이라는 공식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제품 가격 역시 최소 300만원대 보급형 모델에서 2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모델까지 다양하게 형성하기로 했다.

삼성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105인치 커브드 제품을 제외한 78·65·55인치 UHD TV를 다음달 중순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55·65·50인치 제품(중요도 순)을, 미주 지역에서는 65·78인치 제품을 주력 모델로 내세울 방침이다.

삼성은 평면 UHD TV의 경우 50인치는 200만원대에, 55인치와 65인치는 각각 300만원대와 400만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제품 초기 출고가(55인치 640만원, 65인치 890만원)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커브드 제품이 평면 제품보다 20% 가량 가격이 비싼 것을 감안하면 55인치 커브드 UHD TV는 360만원, 65인치 커브드 UHD TV는 480만원선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최고가 제품인 105인치 커브드 제품의 정확한 출시 시기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105인치 제품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라며 "사양과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출시된 110인치 평면 UHD TV가 1억7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105인치 커브드 제품의 가격은 2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UHD TV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광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중국 TV시장은 로컬업체를 중심으로 풀HD에서 UHD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라인업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UHD 콘텐츠 생태계 조성 '박차'

삼성전자는 UHD TV 활성화를 앞당기기 위한 콘텐츠 생태계 확장에도 적극 나선다.

다음달에는 폭스·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와 제휴해 UHD 영화·다큐멘터리 등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담은 'UHD 비디오팩'을 출시한다.

4월에는 국내 케이블TV 업체들과 협력해 세계 최초 UHD 실시간 방송을 지원한다. CJ헬로비전·현대HCN·씨앤앰·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업체들과 함께 셋톱박스 없이 UHD 케이블TV 방송을 볼 수 있는 스마트TV 앱 개발에도 나선다.

셋톱박스 없는 인터넷TV(IPTV) 서비스의 경우 UHD 콘텐츠까지 확대 제공할 수 있도록 통신사업자들과 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