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빛나는 로맨스' 윤희석, 그가 아직도 성장하는 배우인 이유
2014-02-13 11:33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빛나는 로맨스' 찌질남 변태식인 줄만 알았다. 엄마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마마보이에 내연녀를 위해 사랑했던 아내도 버린 매정한 바람둥이인줄 알았다. 처음 윤희석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 10일 서울 충정로의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배우 윤희석은 호탕하고 유쾌한 남자였다. 어색할 수 있는 첫 자리였지만 먼저 농담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건네며 인터뷰를 이어가는 노련미도 보였다.
MBC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극본 서현주·연출 신현창)에서 윤희석이 맡은 변태식은 속물적이고 허위의식에 가득 차 있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의 주관이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이다. 지금은 아내 오빛나(이진)와의 위장이혼 후 엠마 정(지소연)과 새로운 결혼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열심이다.
"전작 '천사의 선택'에서 바람둥이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불륜 역이 많이 오더라고요, 카메오도 그렇고요. '윤희석'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식당이나 길을 지나가다 마주치면 사람들이 '변태식 나쁜놈', '쟤, 바람둥이잖아'라면서 말하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많이 놀랐는데 이제는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리 그는 다양한 역할로 대중을 만났다. '해를 품은 달'(2012년)에서 행동과 말투, 외모 등 여러 면에서 튀는 조선시대 이단아 홍규태로 극의 재미를 더했으며 '드림하이2'에서는 천재 작곡가 겸 프로듀서 신재인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마의'(2012년)에서 '동생 바보' 서두식으로 분했으며 '투윅스'(2013년)에서 박재경(김소연) 검사실의 수사관으로 정의로운 도상훈 역으로 변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기는 정말 늘 할 때마다 어려운 것 같아요. 확실하지 않은 연기를 하면 순간이 아니라 다음 연기에도 지장을 받으니까요. 맞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는데 결과물로 봤을 때는 아닐 때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연기와는 다른 모습을 좋아하기도 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자기 확신이에요, 확신을 갖고 연기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요. 하하."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 가족에 대한 사랑도 넘쳤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지금 딸이 세 살인데 조금 더 크면 같이 여행도 다니고 캠핑도 즐기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언제까지 나와 있으려고 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기를 즐기고 싶다"고 조금은 부끄럽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모습이 물씬 풍겼다.
아내에 대한 사랑도 잊지 않았다. "육아만으로도 충분히 힘들 테지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다. 이렇게 연기에 몰입할 수 있는 데는 아내의 역할이 크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빛나는 로맨스'에서는 빛나를 한없이 힘들게 만드는 전 남편이었지만 집에서는 누구보다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었다.
그는 대중이 느끼는 이미지와 참 많이 다른 배우다. 언변이 뛰어날 줄 알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를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꺼낸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아줌마 같은 모습이 숨어있다. 커피를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 떠드는 것을 좋아한단다. 자기계발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 지금은 하모니카를 배운다. 늘 배우고 다른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을 통해 그의 모습이 '빛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