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확산에 병원마다 북새통…신학기 앞두고 비상
2014-02-02 21:00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2009년 전 세계를 강타한 계절 인플루엔자(H1N1)인 'A형 독감'이 올겨울 또다시 유행하면서 설 연휴 내내 서울 시내 병원마다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개인병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열과 기침 등 독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수십 명으로 병원 로비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은 접수하고 진료를 받기까지 '기본'으로 1∼2시간이 걸린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환자는 침상이 부족해 병원 로비 의자에서 주사 치료를 받는가하면 진료가 끝나기 2시간 전부터 이미 접수가 마감돼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속출했다.
가뜩이나 연휴 기간 응급환자가 많은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에도 독감 환자가 몰리면서 쉴새없이 북적거렸다.
한 대학병원 원무과 직원은 "작년 설 연휴 때보다 독감 환자가 적어도 20%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독감 예방접종을 하겠다는 문의 전화가 많아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가족들이 많이 만나는 설 연휴 동안 감염 환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을 찾은 환자는 면역력이 약한 아동과 70~80대 노인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기준 계절 인플루엔자 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15.3명으로 유행주의보 수준(12.1명)을 넘어섰다.
연휴가 끝난 뒤에도 앞으로 4∼6주 동안 50∼60명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어서 신학기를 앞두고도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다행히 2009년 '신종플루'로 불렸던 A형 독감은 현재 일반적인 계절 인플루엔자로 분류돼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며 "평소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