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네슬레 합작 … 커피시장 판도 바뀌나

2014-01-27 14:18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국내 커피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합작법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후발 기업들의 공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27일 한국네슬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0%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출자금은 500억원이다.

양사는 각 절반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네슬레코리아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이 회사는 네스카페 제품의 제조, 유통, 마케팅 및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는 "이번 합작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품질의 커피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청주 공장에서 생산된 커피믹스 등의 제품들이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 30여 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는 만큼 롯데푸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와 네슬레의 합작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복병이 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롯데와 네슬레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작을 통해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이 지난해 81.2%를 점유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고, 남양유업이 12.6%로 뒤를 잇고 있다. 네슬레(3.7%)와 롯데칠성음료(1.4%)의 점유율은 총 5.1%에 불과하다.

이번 합병으로 전문가들은 "롯데의 유통기법과 네슬레의 커피 생산기술이 합쳐지면 국내 커피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커피믹스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네슬레는 '천군마마'를 얻은 셈이다. 네슬레는 청주공장을 통해 국내 제품 생산은 물론 해외 수출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어 롯데에게는 커피믹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유통망 확보가 절실했던 네슬레는 '유통 공룡기업' 롯데의 노하우가 전력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2위인 동서식품과 남양유업도 유통채널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여서 네슬레와 롯데의 합작으로 커피믹스 시장이 3파전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남양유업에게는 롯데와 네슬레의 합작이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국내 커피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롯데와 네슬레의 연합군은 충분히 남양유업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지난 2012년 12%대의 점유율 확보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10%대까지 떨어졌다. 롯데와 네슬레의 접유율은 5%대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커피믹스 선두 업체들은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고히 하고 있다"며 "롯데와 네슬레가 단순 결합을 넘어서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