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다보스서 글로벌CEO에 '코리아 세일즈'

2014-01-22 08:06
전경련 주최 '한국의 밤' 참석, "세계 기업들이 한국에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문호 개방"
로이드 회장 등 글로벌 CEO "시장개방, 창의성, 비전…박 대통령 원칙 공부해야"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2014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에 참석,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며 '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다보스 벨베데레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의 인사말에서 "기업활동을 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만들고 세계의 기업들이 한국에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며 "여러분들도 한국에서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밤' 행사는 전국경제인연합이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우리 기업인이 세계적 명사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무대로 삼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열어왔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혁신의 노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이고 우리가 다보스에 모인 것도 그 때문"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도,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결국 기업이 하는 만큼 기업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대통령인 제가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해 막혀있는 규제를 풀어가며 인허가부터 투자실행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벌기업의 아시아 헤드쿼터와 R&D(연구개발) 센터 설립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각별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누구든지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환경을 조성해 대-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공정시장' 조성 의지도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보호무역주의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개방은 가장 값싸고 효과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이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한국은 대외개방을 지속 추진해 경제의 외연을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 아세안 등과 FTA를 체결했고 현재 협상중인 중국과 FTA를 체결하면 세계 주요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한 국가로서 전세계 교역과 투자의 좋은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께서 한국의 혁신역량과 잠재력을 믿고 투자해 한국과 함께 성장해가는 동반자가 돼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IT인프라와 창의력이 넘치는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창조경제를 구현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국민 개개인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과 고용 시스템을 혁신해가고 있다"며 '창조경제'를 홍보했다.

또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한 가수 싸이를 언급하며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가 뉴미디어인 유튜브와 결합돼 전세계 18억 인구에게 즐거움을 주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경제에도 기여한 것이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존 넬슨 로이드 회장, 다카히로 미타니 일본공적연금(GPIF) 이사장, 데이비드 시튼 프로오르 회장, 야콥 프랜켈 JP모건체이스 인터내셔널 회장, 스티브 볼츠 GE 발전·수력 회장, 슈조 수미 도쿄마린 홀딩스 이사회 의장, 폴크마 데너 보쉬 회장, 쉐이크 살만 알칼리파 바레인 석유공사 명예회장 등 세계 경제계 핵심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들 세계 경제계 주요 인사가 우리나라에 대한 깊은 관심과 향후 협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우리 측 재계 인사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사례로 드는 가수 싸이도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프랜켈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박 대통령에 대해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오늘 밤에 박 대통령의 말씀 내용은 시장개방, 창의성, 비전, 강력한 의지표명이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 온 리더들은 그 말씀을 자세히 읽고 박 대통령의 원칙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회장도 "한국의 창조경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많은 한국기업들과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한국 기업들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은 지속가능하고 안정적 경제체제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드 회장은 또 박 대통령의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국민행복'를 거론하며 "행복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이에 박 대통령은 "즐기면서 해야 창조성이 살아난다"고 언급했다.

행사에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한 가수 싸이는 건배사에서 "내 얼굴과 몸매로 한국 음악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가수로 한국의 밤에 오는 것 자체가 창조경제라고 생각한다"고 농담을 던져 행사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또 "걱정하지 말라, 오늘은 노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강남스타일'을 연호하며 노래를 청하기도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다보스에서의 첫 일정으로 세계적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CISCO)의 존 챔버스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창조경제 전략과 규제의 과감한 철폐 등 경제혁신 의지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챔버스 회장이 사물인터넷(IoE) 분야에서 우리나라와의 협력확대를 희망하면서 기술개발과 테스트 지원을 위한 IoE 혁신센터 설립 등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밝히자 "IoE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을 보유한 시스코와 ICT강국인 우리나라의 협력은 창조경제의 성공과 상호발전을 위해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협력을 구체화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이 착수되길 바란다"고 당부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