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세결여' 이게 바로 결혼의 현실?
2014-01-20 10:09
장면2. 돈밖에 모르는 어머니의 횡포를 이기지 못하고 이혼해달라는 아내의 요구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B씨. 집안의 강요 때문에 재혼을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새 아내는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딸에게 손찌검까지 한다. 배려 없는 새 아내와는 멀어지고, 그럴수록 전처를 향한 마음은 뜨거워진다.
사회면 신문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천만의 말씀! 19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극본 김수현·연출 손정현·이하 '세결여') 속 오은수(이지아)와 정태원(송창의)의 이야기다.
오은수는 두 번 이혼하는 여자가 되기 싫어 남편 김준구(하석진)의 외도를 눈감아준 상황. 하지만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남편의 태도 때문에 하루하루 실망만 커져가고 있다.
오은수의 답답한 심경은 언니 오현수(엄지원)에게 털어놓은 대화 내용을 통해 오롯이 전해졌다. "슬기아빠(송창의) 어머니한테서 독립 못 한 남자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똑같다. 거기다 여자까지 달고 있다. 어르신들 서초동이랑 완전히 달랐지만 인격모독은 안 당해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위층 아래층 오가며 눈치 보느라 발바닥 아픈 것도 똑같다"
정태원 역시 두 번째 결혼 생활이 녹록지 않다. 채린(손여은)과 손여사(김용림)의 강요에 못이겨 했던 결혼 생활이 순탄할 리 없었던 터다.
그는 정태희(김정난)에게 "내가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어머니도, 누나도 진즉에 버렸어야 한다. 마약중독자 살인자라도 자식은 부모를 부정해서는 안 되는 거니까, 버릴 수 없었다. 병든 사랑도 사랑이니까 그 사랑 받아먹고 자랐으니까"며 "8살짜리랑 경쟁하는 사람이다. 배려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힘든 심경을 털어놨다.
이처럼 새 삶을 살고자 어려운 선택을 했지만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 시청자는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사람을 통해 '결혼'의 진짜 의미를 되새겨본다.
'세결여'는 사랑과 결혼, 이별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겪는 갈등을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혼의 상처에도 또 다른 사랑을 하고, 그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받는 여자들의 심리를 적절히 묘사하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오은수의 대사와 정태원의 눈빛은 '끄덕' 거리게 된다. 오은수와 정태원,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