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감격시대' 김현중은 옳았지만…
2014-01-16 08:55
15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새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극본 채승대·연출 김정규·이하 '감격시대')에서는 신정태(김현중)을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설명됐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했다.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의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의문의 남자 왕백산(정호빈)이 신정태에게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라든지, 신정태가 온몸을 내던질 정도로 화가 난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인력거를 끌며 여동생의 수술비를 마련하던 그가 투신이 된다는 설정 또한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설명은 미비했지만 액션은 충분했다. 방송 초반 신정태의 격투신은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신정태는 주먹의 두께를 자랑하는 사내들 사이에서도 진흙탕에 온몸을 던지는가 하면 날 선 눈빛을 바탕으로 한 폭풍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김현중은 첫 방송에서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국한되어 왔던 김현중이 화려한 발차기 기술과 함께 베일 듯한 눈빛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한 것. 그는 거칠고 화려한 액션으로 거칠고 투박한 상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기며 기존에 갖고 있던 '꽃미남'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워버렸다.
게다가 어린 신정태 역으로 출연한 곽동연은 김현중과 닮은꼴 외모로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과 표현력은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소재와 줄거리를 상쇄시켰다.
또한 데쿠치 가야(임수향)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주다영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들였고, 어린 김옥련(진세연) 역을 맡은 지우 역시 능청스러운 연기로 '로맨틱액션누아르'라는 장르에 보탬이 됐다.
이처럼 액션으로 중무장한 '감격시대'는 연기 변신에 성공한 김현중을 중심으로 한 아역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순항'을 시작할 수 있었다. 몇 번의 초고 수정과 편성 번복 등을 거듭하면서 '위기'에 봉착했지만 순항을 시작한 '감격시대'. '감격시대'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고, 수목극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