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ㆍ롯데ㆍNH농협 등 고객정보 유출 카드사 CEO '좌불안석'
2014-01-15 16:57
아주경제 양종곤‧장슬기‧장기영 기자 = 1억건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카드사 3곳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좌불안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해임이라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들면서 거취가 불투명해진 CEO들은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 등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연루된 3개 카드사의 CEO들은 최근 공식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금감원 검사 인력은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하기 앞서 검찰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카드사는 영업정지, CEO는 해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제재 대상에 오른 CEO는 국민카드 심재오 사장과 최기의 전 사장, 롯데카드 박상훈 사장, 손경익 농협카드 분사장 등 총 4명이다.
KB국민카드는 전‧현직 CEO가 모두 정보유출에 연루된 데다, 현직 CEO가 야심차게 추진한 신규 사업까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재취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기의 전 사장은 제재 수위에 따라 현업 복귀가 힘들어질 수 있다.
훈민정음 카드 시리즈 출시 이후 텔레비전 광고까지 동원해 판촉에 열을 올린 심재오 사장 역시 개인과 회사의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7월 사장직에 오른 심 사장은 취임한지 불과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이번 사태에 대한 고민이 더욱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가 최 전 사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심 사장도 제재를 받겠지만, 훈민정음 카드의 이미지 훼손이 더 큰 손실”이라고 전했다.
장기간 각 카드사의 수장 역할을 해 온 박상훈 사장과 손경익 분사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정기인사에서 부행장으로 선임된 손 분사장의 경우 앞서 잇따라 발생한 전산사고에 이어 이번 고객벙보 유출사고로 농협의 보안이 허술하다는 꼬리표가 붙어 중징계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손 분사장은 체크카드 현금 인출과 결제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돼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했던 지난 2011년 농협 전산산고 발생 당시 카드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농협은행으로부터 분사되지 않은 농협카드의 특성상 지난해 농협은행장으로 재직했던 신충식 전 행장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의 정보유출 사고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고려할 때 이들 CEO의 거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금감원의 검사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외부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