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드사, 유료 보안서비스 마케팅 중단
2014-01-15 16:04
"시기상 보안 서비스 마케팅 도덕적 해이 될 수 있어"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최근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카드사들이 신용평가업체와 연계해 제공하던 유료 신용정보 보호서비스가 중단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신용평가업체와 연계해 제공하던 신용정보 보호서비스 판매를 중단했다.
이 서비스는 KCB나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가 고객에게 신용정보 변동 내용을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알려주고, 명의보호나 금융사기 예방 등 고객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유료 부가서비스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가 벌여진 이 시기에, 카드사들이 유료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최근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유료 정보보호 서비스 판매를 중단했다. 다만 신한, 삼성, 우리카드는 현재 이 서비스에 대한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신용평가업체와의 계약 기간도 맞물려 있는 데다, 오히려 개인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고객이 보다 정보보안에 주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객 피해규모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보상 계획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보안 서비스 마케팅이 지속되는 것은 카드업계의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정보 유출로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아 관련 상품 판매 자제를 요청한 상태"라며 "사안이 심각한 만큼, 이달 내에 정보유출감시센터를 설치해 피해 신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용평가업체 KCB는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사과문을 발송하고, 1년간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을 배포했다.
KCB는 이메일을 통해 "당사 사이트 로그인 후, 마이페이지 메뉴 내 이용권 및 할인권관리 메뉴에서 제공된 이용권을 사용하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1억여건의 개인정보 유출을 유발한 KCB가 이를 악용해 또 한 번의 서비스 마케팅을 벌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다만 이에 대해 KCB 측은 "이용권은 사과의 의미로 제공된 것으로, 유료전환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의 의미가 아니다"며 "현재 해당 사과문 발송 이후 일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