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위는 13일 ‘대테러 대응능력과 국외·대북정보능력 제고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문제를 다뤘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민주당은 국정원이 대북·국외 정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대공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자칫 이 같은 시도가 안보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은 “정보기관이 정보수집만 하지 않고 수사나 기획·조정 등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 탓에 권한이 지나치게 국정원에 집중되고, 정치 개입 등의 빌미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최근 국정원이 ‘제이유 그룹 비자금 사건’을 내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면서 “안보활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건까지 수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파트가 지나치게 비대한 것도 문제"라며 "인원이나 예산 등을 대북·해외파트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정보와 수사는 떼어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사기관인 검찰과 경찰도 정보파트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를 분리하라는 야당의 논리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특히 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정보 수집과 수사를 동시에 해야한다”면서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안보 수사 기능에 제한을 가하자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서는 국정원의 휴대전화 감청을 지원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두고도 진술인들 및 의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은 “현재 법령은 이동통신사의 감청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아 수사기관이 허가를 받더라도 감청을 할 수 없다. 불순분자들이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개정안에 찬성 입장을 냈다.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 역시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납치돼 끌려가는 데도 위치추적만 할 수 있을 뿐, 감청은 못하는 상황”이라며 “법원의 영장을 받은 경우에는 실제로 감청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턱대고 정보기관의 권한만 확장한다면 국민의 인권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