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 삼성·LG '같은 듯 다른' 가전사업 전략

2014-01-09 17:12


아주경제(미국 라스베이거스) 이혜림 기자 = 2015년 글로벌 생활가전시장 1등은 누가 차지할까.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 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생활가전 사업 전략으로 '스마트 홈'·'유명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 '프리미엄 주방가전' 등 세 가지를 내놨다.

△와이파이 

AJU 

기반의 스마트홈 구현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한 디자인·제품 혁신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 제고를 통해 2015년 세계 가전시장에서 선두 자리에 오르겠다는 '윤부근(삼성)'·'조성진(LG)' 두 수장의 복안이 반영된 결과다.

◆ 삼성 '한마디로 상황 종결' vs. LG '가전과 문자 채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스마트홈 전시 공간을 별로도 마련하고 관람객이 직접 스마트한 가전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상 기기들을 연결해 하나의 통합 앱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는 스마트TV·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생활가전·카메라·조명 등을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통합된 하나의 앱을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대폭 높인 게 특징이다. 

특히 삼성은 생활 습관을 고려해 '외출·퇴근·취침·기상' 등 4개의 명령어를 지정했다. 해당 문구를 스마트폰이나 갤럭시 기어에 말하면 상황에 따라 알아서 집안의 냉장고·에어컨·TV·조명 등이 작동하거나 멈춘다. 각각의 아이콘을 만들어 운전시에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 '홈챗'을 공개했다. 홈챗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정해진 문구에 따라 내용을 입력하면 냉장고·에어컨·세탁기·오븐·로봇청소기가 즉시 답장을 보내준다.

다만 아직 사람의 모든 언어를 알아듣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LG전자 '홈챗'에 '세탁 시작'이라는 입력어 대신 '옷을 빨아줘'라고 적으면 세탁기는 작동되지 않는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음성은 인식률이 떨어져 감지가 어렵지만 채팅은 눈으로 보면 오타 수정도 쉽고 핵심 단어를 제외한 접미사와 접두사 등을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며 "향후 고객들의 사용 데이터가 쌓이면 완성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손잡은 'LG' vs. 스타 쉐프 노하우 녹인 '삼성'

냉장고·세탁기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주방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콜라보레이션' 전략을 택했다.

LG전자는 올해 인테리어 디자이너 네이트 버커스와 손을 잡고 프리미엄 주방 패키지 'LG스튜디오'를 내놨다. 1995년 시카고 소재 디자인회사 '네이트 버커스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버커스는 '집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주제로 현대적 감각의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사장)은 6일(현지시간) 열린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버커스를 직접 소개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문가이자 디자이너 버커스의 참여로 LG 스튜디오에 새로운 변화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쉐프의 노하우가 담긴 프리미엄 주방가전 '쉐프 컬렉션'을 선보였다. 쉐프 컬렉션은 지난해 6월 도입한 '클럽 드 쉐프'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 쉐프인 미쉘 트로와그로를 비롯한 5명의 세계적인 요리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탄생했다.

CES 개막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전시관에서 만난 엄영훈 삼성전자 생활가전가업부 부사장은 "거래선 미팅을 위해 호텔로 가는 길"이라며 "이번 CES 기간 동안 방문했던 고객사들이 쉐프 컬렉션 가전에 대해 하나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부터 협력해온 세계 3대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이 디자인한 세탁기를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사장)은 "크리스 뱅글이 디자인한 세탁기를 VIP 전용 전시관에 내놨다"며 "뱅글이 디자인한 첫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2개의 버튼을 채용해 심플함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또 상단에 세탁 투입구를 만들고 내부가 깊지 않도록 설계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윤 사장은 "앞으로 뱅글은 북미지역 소비자를 위한 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뱅글 외에도 많은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합작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