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선왕' 위펑녠 "마지막 1원까지 기부"

2014-01-17 17:35
'기부 인색' 중국서 최초 10억달러 기부왕 반열 올라

중국의 '자선왕' 위펑녠 회장[사진출처=위펑녠 회장 화보집]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지난달 30일 세계 최대 화교매체 연합체인 해외화문매체협력조직의 2013년 연말 기념 시상식이 개최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 도심가의 5성급 펑녠(彭年)호텔. 2000년 오픈해 인근 다른 주요 호화 호텔보다 겉은 비록 낡았지만 다른 호텔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바로 호텔 운영자인 중국 최대 자선왕인 위펑녠(餘彭年) 회장의 '기부 원천지'라는 것. 펑녠호텔에서 벌어들인 돈은 현재 사회에 전액 환원되고 있다. 이날 열린 해외화문매체협력조직이 지불한 대관료 숙박료 등 수만 위안도 모두 펑녠호텔을 통해 사회에 기부됐다. 그만큼 중국 사회에서 펑녠호텔'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100위안을 소비하면 100위안을 좋은 일에 써라."
"세상사람을 돕고싶을 뿐, 세상사람이 나를 돕는 것은 싫다."

펑녠호텔 곳곳에 걸려 있는 자선 표어다. 호텔을 운영하는 위펑녠 회장은 2007년 미국 타임스가 꼽은 전 세계 자선가에 아시아 최고갑부 리카싱 청쿵실업 회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유일한 중국 대륙 부자다. 리카싱 회장의 재산 1500억 위안과 비교하면 위 회장의 재산은 보잘것 없을지 모르지만 기부에서만큼은 절대 리 회장에게 뒤지지 않는다.

재계 정보조사기관인 후룬바이푸(胡潤百富)는 2006~2010년 발표한 자선사업 순위 보고서에서 위펑녠 회장을 5년 연속 중국 최고의 자선사업가로 선정했다. 위 회장의 5년간 누적 기부금액은 62억 위안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10억 달러 이상으로 위 회장은 기부에 인색한 중국에서 첫 번째 10억 달러대 자선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2010년 당시 88세였던 위펑녠 회장은 자선하고 남은 32억 위안을 모두 위펑녠 자선기금회에 기부하면서 "이게 나의 마지막 기부가 될 것이다. 나는 이제 남은 재산이 없다"고 선포했다. 현재 그가 운영하고 있는 위펑녠 자선기금회 자금규모는 부동산과 은행예금 모두 포함해 82억 위안에 달하고 있다.

그는 애당초 2000년 사회환원을 염두에 두고 펑녠호텔을 건설했다. 위펑녠 회장은 호텔을 "계속해서 달걀을 낳을 수 있는 어미 닭"에 비유하며 지속가능한 자선을 위해 호텔을 건설했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기부사업과 함께 하는 또다른 사회봉사활동이 있다. 바로 백내장 환자를 무상으로 치료해 광명을 안겨주는 이른바 '광명(光明) 프로젝트'다. 펑녠호텔 주차장에는 항시 의료용 차량 5대가 대기 중이다. 언제든지 백내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차량에는 위 회장이 직접 만든 '광명을 무료로 되찾으려면 즉각 위펑녠을 찾아라'는 표어도 새겨져 있다.

위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해 10여년이 넘게 꾸준히 광명 프로젝트를 추진해 현재까지 총 18개성 자치구 지역의 백내장 환자 30만여명에게 광명을 되찾아주었다.

이밖에 그는 최근에 교육 자선사업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 해외 가난한 학생 300~400명에게 학비를 지원해 중국에서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을 계기로, 지난 2012년 11월에는 베이징대ㆍ칭화대ㆍ광저우 중산대ㆍ선전대 등 중국 내 20개 대학에 대한 장학사업계획을 발표해 즉각 이행에 옮겼다.

그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선 전도사'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중국 베이징에서 자선행사를 개최했을 때도 직접 참석해 중국 부자들에게 자선활동을 적극 권유했다. 그는 "더 많은 중국인들이 기부를 함과 동시에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법률적으로 기부인의 재산을 보호해주고 기부의사를 존중해 주면서 기부를 적극 장려해야만 중국 내 자선문화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중국 베이징에성 열린 워런 버핏 자선행사에서 위펑녠 회장이 워런 버핏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위펑녠 화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