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형 상가투자, 전용률 높은 상가를 주목하라
2014-01-08 18:23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침체기가 이어지는 상가시장에서 전용률이 높은 이른바 실속형 상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전용률은 분양면적에서 복도, 계단, 화장실 등 공공 시설면적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전용률이 높다는 것은 실사용 면적이 그만큼 넓다는 것을 뜻한다.
8일 상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용률이 높은 상가는 인근의 동일 면적 상가보다 평균 기준시가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높은 전용률 덕분에 관리비도 다른 상가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고시한 상업용건물·오피스텔 기준시가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상가로 판교 '호반 메트로큐브'가 꼽혔다. 이 건물의 올해 기준시가는 1㎡당 평균 1964만8000원으로 3.3㎡당 6495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특히 이 건물에 들어선 상가의 매매가는 3.3㎡당 1억3000만원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인 강남∙명동 상가들의 매매가를 앞지르고 있다.
이 상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판교역세권에 들어선 입지 외에도 지상 1층 점포에 전용률이 유독 높은 실속형 상가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상가의 평균 전용률은 무려 96.8%에 달해 인근 상가의 전용률이 45~55%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실사용 면적이 비슷한 인근 상가보다 관리비가 절반 수준으로 나와 임대를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전용률인 높은 상가는 분양가도 경쟁력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상가 분양가는 전용면적이 아닌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따진다.
이 때문에 비슷한 분양면적의 상가라도 형태나 유형에 따라 적게는 30%, 많게는 70~80% 차이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분양면적 66㎡의 전용률 50%인 A상가와 75%인 B상가의 3.3㎡당 분양가는 2000만원으로 같더라도, A는 실사용 면적이 33㎡에 불과해 실제 분양가는 상가당 3.3㎡당 4000만원으로 높아진다. 반면 B상가는 실사용 면적이 49.5㎡로 실면적 대비 분양가는 2667만원으로 계산된다.
상가시장에서 전용률이 높은 상가로는 단지 내 상가가 꼽힌다.
한 상가정보업체가 조사한 상가 종류별 평균 전용률은 근린상가 57.9%, 단지내 상가 70.0%, 주상복합상가 54.2%, 멀티테마상가 60.3%로 나타났다.
단지 내 상가는 특성상 주로 단지 주민을 위한 생활밀착형 업종(마트, 세탁소, 미용실 등)으로 구성돼 건물 층수가 높지 않고, 주차장·엘리베이터 등 공용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어 전용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반면 멀티테마상가는 적은 면적의 상가를 다수 공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용률이 비교적 낮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용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용률이 높을수록 내부통로나 주차공간, 휴게공간 등이 취약해 상가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의 경우 분양가는 수익률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라며 "상가 투자를 고려중인 수요자라면 점포의 전용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 적정 분양가를 스스로 정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