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신년사서 '남북관계 개선' 강조
2014-01-01 16:03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남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날 때가 됐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갈 것이고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분야와 관련해서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 친선협조 관계를 확대 발전시킬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으나 핵 문제나 북미관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연말 이뤄진 장성택 숙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당 안에 배겨있던 종파오물을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며 “우리 당이 적중한 시기에 정확한 결심으로 반당·반혁명 종파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굳건히 다져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남북관계 분위기 개선을 강조하고 남한 정부의 호응을 촉구하는 한편, 핵억제력 강화 등 민감한 발언은 피해 나가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줬다”며 “북한이 조만간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대남 정책에 어떤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렸는데 신년사를 보면 북한이 올해 적극적인 대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비방·중상의 중단을 촉구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불문하고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북한의 대남대화 공세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입장이다.
통일부는 “대남 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했으나 비난도 계속하고 있어 향후 태도변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여야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관계개선 노력 필요성을 강조한 새누리당과 달리, 민주당은 북한의 자세 변화에 호응해 우리 정부가 협력·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북한은 해마다 연초에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를 통해 대남정책노선을 결정하고 후속조치를 취해와 앞으로 북한이 내놓을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