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IMF 한파 밀어낸 생계형 로맨스로 성공할까?

2013-12-16 17:40

미스코리아 이선균 이연희 [사진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1997년, IMF 시대를 배경으로 한 생계형 로맨스 드라마 '미스코리아'의 베일이 벗겨졌다.

16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연출 권석장)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이선균, 이연희, 이미숙, 이성민, 송선미, 이기우, 고성희와 권석장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권석장 감독은 "1997년 IMF가 터지고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게 하는 외부적인 요소가 컸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호기심이 들었다"며 "삶이 벼랑까지 몰리게 되면 그 두려움으로 인해 가치관이 변하게 된다. 사람들이 꿈을 어떻게 이루고, 포기했는지 그릴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권석장 감독의 말처럼 1997년은 추웠다. IMF는 터지고 KAL기 괌 추락사건으로 229명이 사망하는 등 사회가 불안했다. '미스코리아'는 1997년 겨울부터 1998년 봄까지 IMF 한파가 몰아쳤던 몇 개월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단순한 미인대회가 아니었다. 비비화장품 사장 김형준(이선균)과 비비화장품 연구실장 고화정(송선미), 퇴물 조직폭력배 정선생(이성민)에게는 다들 '어떤' 사정으로 오지영(이연희)을 미스코리아로 만들어야 했다.

지영은 온갖 견제와 음모, 오해와 야합, 비리, 경쟁을 뚫고 미스코리아 자리에 올라야만 했다. 드라마의 내용은 발랄하고 재밌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가슴 아픈 이야기를 풀어놓게 된다.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2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인기를 그대로 받은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미스코리아'와 동시간대 출격한다. 게다가 '별그대' 주연배우는 전지현과 김수현이다.

이선균과 이연희는 "'미스코리아'만의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민도 "권석장 감독이 우리 드라마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배우들도 모두 다같은 마음이다. 현장에서 귀찮을 정도로 다들 열심히 한다"는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미스코리아'를 위한 배우들의 노력도 있다. 이연희는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발랑 까진' 엘리베이터 걸의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수영복과 사자머리도 불사한다.

이미숙도 1990년대식 화장과 헤어스타일, 패션에 신경썼다. 이미숙은 "1997년은 내가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라며 "당시 특이하게 유행했던 화장이 '미스코리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그 시대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우는 "편한 옷을 주로 입는데 미리 양념에 스며들기 위해 1997년 유행하던 패션을 찾아봤다. 이윤이라는 캐릭터를 빨리 몸에 익히고 싶어서 평소에 입지 않는 수트를 계속 입고 이윤에게 어울릴 것 같은 향수도 뿌렸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했다.

이성민은 '미스코리아'를 "희망과 꿈"이라고 정의했다. 쓰레기 속에서 피어난 예쁜 꽃처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되는 드라마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성민의 바람대로 '미스코리아'가 1997년 힘든 시기를, 그리고 지금 이순간 힘든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드라마로 수목극 왕좌를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