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메디컬탑팀' 더 이상의 의드불패는 없다?
2013-12-13 08:18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오연서 등 화려한 라인업과 시청률 보증수표인 의학 드라마라는 장르적인 특성에도 '메디컬탑팀'이 초라한 성적표로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12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극본 윤경아·연출 김도훈 오현종)에서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최아진(오연서)이 수술에 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집도는 아진과 사랑을 키우고 있는 박태신(권상우)이 맡았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승재(주지훈)는 신혜수(김영애)의 뒤를 이어 광혜대학교 제2병원장 자리를 맡게 됐다. 서주영(정려원)과의 사랑도 확인했다.
'메디컬탑팀'은 서로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의술의 묘미나 병원 내 상황 등 의학드라마라는 장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마무리 지어야 했다. 방송 전 '하얀거탑', '뉴히트', '골든타임'에 이은 최고의 의학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거창한 포부에 비해 '메디컬탑팀'의 마무리는 초라했다. 화려한 라인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이야기는 뻔하고 부실했다.
물론 웰메이드 드라마와 시청률이 꼭 상관관계를 이루는 것은 아니기에 시청률로 드라마를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메디컬탑팀'은 부족한 설득력과 제작진의 욕심으로 '드라마 폐인'을 만들 정도의 마니아 층도 형성해내지 못했다.
'메디컬탑팀'은 각 분야의 의사들을 모은 의료 협진 드림팀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신선한 주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협진팀은 이렇다 할 활약 대신 병원 내 갈등과 암투만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인물들의 매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별한 연기력 논란을 일으킨 배우는 없었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캐릭터 설정은 충분한 매력을 발산시키기는 어려웠다.
지나친 욕심도 부진에 한몫 했다. 휴머니즘을 잔뜩 머금은 박태신의 이야기로 시작해 차츰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그려나갔다. 하지만 서주영, 한승재, 최아진의 이야기와 병원 내 인물들 장용섭(안내상), 신혜수에 이어 환자 상황까지 전달하려니 엉킨 이야기를 매력 있게 풀어낸다기보다는 산만하게 만들어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뒤늦게 펼쳐진 빠른 전개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보다 찝찝한 느낌을 줬다. 애초 '메디컬탑팀'은 인물관계도에서도 밝힌 것처럼 박태신과 서주영, 한승재의 삼각관계를 그릴 예정이었다. 권력에 대한 야망이 있는 서주영이 의사의 본분에 충실한 박태신과 현실적인 한승재 사이에서 사랑을 고민하는 것이 애초 이야기의 핵심이었지만 주영은 승재와 사랑을 키우고 박태신은 주영이 아닌 아진과 사랑을 키워 의아함을 자아냈다.
'메디컬탑팀'으로 더는 의학드라마가 시청률을 높여주는 보증수표가 아님이 증명됐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다. 앞으로의 의학드라마는 치밀한 의술의 묘미와 다양하고 탄탄한 에피소드로 재미를 높여야 할 것이다.
'메디컬탑팀' 후속으로는 한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여주인공을 미스코리아로 만들기 위해 나선 아저씨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미스코리아'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