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유행어로 엿보는 '올해의 중국'
2013-12-12 14:18
투하오, 중국다마, 십면매복…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0호 발사, 스모그 만연, 신종 H7N9 조류독감 창궐, 18기3중전회 개최, 비트코인 열풍 등 올해 중국은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은 다사다난한 해였다. 올 한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유행어로 중국 사회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영어의 '스마트(smart)'의 중국 발음을 딴 '샤마터(殺馬特)' 역시 올해 유행한 단어 중 하나다. 본래 옷차림이 깔끔하고 똑똑하다는 뜻이지만 중국에서는 일본의 '오타쿠(기이한 것에 심취한 마니아)'와 비슷하게 '별종', '화성인'을 지칭하는 말로 등장했다.
올 한해 중국 대륙에 스모그가 기승을 부린 탓에 스모그가 도처에 깔려있다는 ‘십면매복(十面霾伏)’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위험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 ‘십면매복(十面埋伏)'에서 '埋'를 동음이의어로 '스모그'란 뜻의 '霾'만 교체한 것이다.
이밖에 우리나라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등과 같은 줄임말도 애용됐다. 비트코인 등 새롭게 등장한 사물 등에 대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엄청 대단한 것 같다’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는 ‘부밍줴리(不明覺厲)’도 유행했다. 부밍줴리는 중국어 표현 '不知道你再說什麼,但感覺好厲害'의 줄임말이다. 볼품없는 남성의 애절한 사랑고백이 '무척 감동스럽지만 결국 거절한다'는 뜻의 ‘스둥란쥐(十動然拒)’라는 표현은 '十分感動,然后拒絕'에서 파생됐다.
‘나와 친구들 모두 황당해서 어안이 벙벙해지다’는 뜻의 ‘워훠다이(我伙呆, 我和小伙伴们都驚呆了의 줄임말)’이나, 좋은 일에 대해 서로 기뻐하다는 뜻의 중국어 '喜聞樂觀,大快人心,普天同慶,奔走相告‘의 앞글자만 딴 '시다푸번(喜大普奔)'이라는 신조어도 한 해를 풍미했다. 시다푸번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남에게 닥친 재앙을 기뻐할 때 반어적으로 더 많이 쓰이기도 했다.
한편 중국 국가언어자원조사연구중심과 상무출판사 등 기관은 매년 누리꾼의 추천과 투표, 전문가 심사 등을 통해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왔으며 결과는 오는 20일 공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