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예체능' '카리스마' 허재 vs '똥배짱' 강호동…허재표 강호동 길들이기

2013-12-04 09:37

우리동네 예체능 [사진=KBS2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허재표 '강호동 길들이기'가 시청자들에게 폭풍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2 '우리동네 예체능' 35회에서는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와 특별 훈련을 갖는 '예체능' 농구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허재 감독의 등장에 '우리동네 예체능' 시청률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기준으로 '우리동네 예체능' 35회는 시청률 7.9%를 기록해 지난주보다 1.7%P 상승하며 동시간 프로그램 1위를 굳건히 했다.
 
이 날 '예체능' 농구팀의 일일 감독이 된 허재는 첫 만남에서부터 강호동을 지목하며 "특히 너, 말 잘 들어"라고 큰 소리치며 초장부터 그의 기세를 꺾었다. 허재의 간담 서늘한 경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강호동에게 "너 센터인데 왜 자꾸 포워드로 기어 나와! 너 센터로 들어가. 말 제일 안 듣는데"라며 호통을 치는가 하면, "포인트 가드가 하고 싶다"는 강호동에게 "안 돼. 넌 얼굴 자체가 센터 얼굴이야"라며 일언지하에 강호동의 슛돌이 꿈을 무참히 짓밟으며(?) 시청자들에게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허재는 "프로 선수들이랑 몸으로 느껴봐야 안다"면서 전주 KCC 선수들과의 특별한 대결을 이끌었다. '예체능' 농구팀에게 주어진 미션은 '10점을 득점해라'라는 것. 1라운드부터 벤치 신세를 지게 된 강호동은 감독 놀이에 자아도취하기 시작했다.
 
그는 추승균 코치에게 "허재 감독 모시느라 힘들겠다"면서 "큰 산 넘는다 생각해라"라고 허재의 성질을 살살 긁으며 강호동표 귀여운 반격을 시도하는가 하면, 실수를 범하는 팀원들을 향해 비난과 질타를 쏟아냈다.
 
특히, 전주 KCC 선수들의 일방적인 공격에 줄리엔 강이 고전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네 손인데 네 마음대로 못하냐"는 등 엄한 곳에 화풀이하기 시작했고 허재는 강호동의 근본 없는 감독 놀이에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다가 강호동에게 코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하지만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코트 외곽에서 얼쩡거리는 강호동의 모습에 "빨리 안으로 안 들어가냐", "너 그러면 뺀다"며 호통치고, 강호동의 연이은 타임 요청에는 "이제 작전타임 하지 마. 할 말도 없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뿐만 아니라 허재는 강호동과의 특별 면담에서는 자신의 30년 농구 외길 인생을 담은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어떤 농구인생을 걸어야 하는지 답이 안 나온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강호동에게 "살면서 답을 참 많이 해줬는데 이 질문은 나도 답이 없다"며 너스레를 떠는 것도 잠시 "상대보다 먼저 위치를 잡아야 한다"는 등 장점을 활용한 플레이를 펼치라고 조언했다.
 
또 한때 한 경기 75점을 홀로 득점하던 활약상과 함께 인대가 끊어진 자신의 손가락을 보이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한 농구가 벌써 30년"이라며 "운 좋게 감독직도 맡았고 공백 없이 농구만 했다. 이제는 농구가 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허재 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강호동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폭풍 웃음을 선사한 동시에 무엇보다 "무엇을 하든 팀에 공헌도가 있으면 된다. 다섯 명이 뛰는 농구지만 돋보이지 않는 역할이 있다. 그래서 조화라는 게 좋은 거다"라는 말로 앞으로 '예체능' 농구팀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함과 동시에 30년 농구 인생이 담긴 조언으로 시청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동까지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