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곤충, 위대한 본능' 재미있는 다큐의 가능성 보여줄까?
2013-11-29 19:1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다같이 원/ 빠빠빠빠 빠빠빠빠/ 날 따라 투/ 빠빠빠빠 빠빠빠빠/ 소리쳐 호 (호)/ 뛰어봐 쿵 (쿵)/ 날따라 해(해) 엄마도 파파도 같이 Go!"
음악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노래가 아니다. MBC 창사 52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곤충, 위대한 본능'의 예고편이다.
'곤충, 위대한 본능'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곤충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인 만큼 시청자들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크레용팝의 '빠빠빠'에 영상을 입혔다.
뮤직비디오 속 곤충들은 마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듯 리드미컬하게 움직인다. 빠른 리듬을 가진 노래에 맞춰 다양한 곤충들의 모습을 절묘하게 편집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큐멘터리가 '어렵고 딱딱하다'고 느끼는 대중들을 위해 내레이션도 이승기를 택했다. 이승기는 특유의 편안하고 친숙한 목소리로 4억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겪어온 곤충들의 치열한 본능 전쟁을 설명한다.
개구리는 곤충의 천적으로 알려졌지만 물에 사는 곤충인 물장군은 오히려 개구리와 경쟁한다. 물장군은 개구리가 자신의 곁에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가 옆으로 오면 개구리를 움켜잡아 죽인다. 침처럼 생긴 관을 꽂아 개구리의 체액을 빨아들이는 물장군은 뱀까지 잡아먹을 정도.
황닷거미도 눈길을 끈다. 거미는 거미줄을 통해 곤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황닷거미는 물고기 사냥꾼으로 유명하다. 황닷거미는 물 위에 떠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사냥한다.
한국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긴다리 소똥구리가 20여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자신보다 큰 애벌레를 종족 번식을 위한 숙주로 사용하는 나나니벌과 애벌레를 위해 끝없이 파리를 잡아오는 왜코벌의 눈물겨운 모성애도 전한다.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고 약자는 힘을 모아 강자에게 대적한다. 어미는 새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사냥하고 수컷은 먹이 다툼을 위해 온몸을 던진다. 이들은 '생존'이라는 본능 그 자체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것이다.
'곤충, 위대한 본능'에서 한 마리의 벌레에 지나지 않았던 곤충들은 개성 넘치고 본능적인 삶을 보여준다. 일상에서의 충실과 필요한 만큼만 취하는 절제 등 지금까지 미물로 치부한 곤충에게서 곤충 이상의 세계를 느끼게 된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곤충들의 위대한 본능은 11월29일과 12월13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