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각종 비리와 부실 의혹을 받고 있는 KB국민은행 이건호 행장(사진)이 “내부통제가 형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출발점부터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 임시조회에서 “지금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철저한 반성과 함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국민은행은 최근 일본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국민주택채권 횡령,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수취 등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검사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은 전날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고객 피해 방지를 골자로 한 긴급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이날 조회사를 통해 “제대로 된 내부통제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장치가 아니라 고객을 보호하고, 나아가 은행과 직원까지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업무규범 위반과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신상필벌을 강화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 대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조회에서 고객 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을 결의했다.

이들 참석자는 자정결의문을 통해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높은 윤리의식으로 어떠한 금융사고나 비리도 단호히 배격해 투명하고 깨끗한 은행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작은 행동 하나가 은행을 대표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신중하고 분별 있게 행동함으로써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행장은 “실천 결의가 잇따른 비리와 사고의 수습을 위한 표면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국민의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솔선수범해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 “윤리적 책무와 주인의식을 갖고 맡은 바 본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국민은행 사태를 계기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나머지 4대 시중은행의 내부통제 상황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가운데)과 임직원 대표 100여명이 2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진행한 긴급 임시조회에서 고객 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을 결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