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국민은행장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종합)
2013-11-27 17:25
27일 긴급 대국민 사과문 발표…"고객 피해 없도록 필요한 조치 다하겠다"
검찰은 국민주택채권 횡령 의혹을 비롯한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 행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된 긴급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과문 발표는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이 행장이 당일 급하게 내린 결정이다.
국민은행은 일본 도쿄지점 불법 대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자금세탁, 보증부대출 가산금리 부당수취, 서울 본점의 9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횡령 의혹에 대한 금감원 특별검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본점 신탁기금본부 직원들이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한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시장에 내다 팔고 현금으로 상환하는 수법으로 90억원을 횡령한 의혹, 국민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 외환거래와 관련한 자금세탁을 지시 또는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해지조건부 보증부대출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29억원의 이자를 부당하게 챙긴 사실도 드러나 금감원의 검사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고로 국민은행을 믿고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며 “은행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2만2000여 임직원과 함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기존 고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행장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립하는 은행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진상과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쇄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우선적으로 국민주택채권 지급 등 금번 사고와 관련해 고객 여러분에게는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은행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국민은행 내부 비리에 관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금감원으로부터 수사 의뢰와 함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에 들어갔다.
국민은행의 여러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일단 검찰에 대한 비위 사실 통보는 전·현직 임직원들의 개인 비리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지점의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선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수서경찰서를 수사 지휘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국민주택채권 횡령과 관련해 내부 직원을 검찰에 고소한 사건은 금조부에 배당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 수사 의뢰나 고발 조치가 이뤄질 경우 국민은행 비리와 관련된 사건을 병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이 국민은행의 불법자금 조성 경위나 자금 흐름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경영진이 비리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할 경우 KB금융지주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