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145종 고산식물 100년 후 멸종

2013-11-21 12:03
김찬수 박사 '기후변화와 아열대림의 생태' 국제심포지업서 밝혀

 한라산 영실 구상나무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제주 국제심포지업을 통해 강조됐다.

100년 후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18000년전 빙하기 이래 4번째 대규모 멸종시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21일 서귀포칼호텔에서  기후변화와 아열대산림의 생태를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 앞서 배포한 발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숲은 모두 795.3해발 1,300m~정상(1,950m)까지 분포한다.

그 중 해발 1,500m~1,700m 사이가 전체의 69.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구상나무숲이 급격히 쇠퇴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보통 1당 691~1,707그루의 구상나무가 몰려 있으나, 그 중 18.8%는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죽은 나무의 34.8%는 온도 상승에 의한 생리적 장애,  65.2%는 강한 바람,  폭설,  폭우 등 기후 극한값의 변동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 외에도 구상나무숲은 온대식물의 확장, 병해충의 확산으로 지속적으로 쇠퇴할 것으로 예측됐다.

, 한라산의 소나무숲은 1,324이며, 그 중 대부분이 해발 1,000~1,400m에 분포됐다.

1967년도과 42년이 지난 2009년도의 분포상황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지역에 따라 해발 30~90m 고지대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100년 후에는 지역에 따라 280~840m 상승할 것으로 판단되면서 결국 구상나무숲을 완전히 잠식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구상나무숲에는 구상나무와 같은 북방계 고산식물 또는 여기에서 파생한 특산식물 145종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들은 앞으로 구상나무와 운명을 같이할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 제주특산종 23종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같은 예측은 과거의 식생사를 분석한 자료들을 통해서도 뒷받침됐다.

최근 서귀포시의 하논과 한남 습지에 묻혀 있는 꽃가루산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000년 전 만빙기 이후 15000년전 가문비나무의 멸종 △1만년전 솔송나무의 멸종 △2,000년 전 오리나무의 멸종 등 3차에 걸친 멸종시기가 나타났다.

결국 지금과 같은 추세로 기후변화가 지속 된다면 금세기 말 또는 다음 세기에는 구상나무가 멸종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지금의 구상나무숲에 자라고 있는 145종의 식물들도 동반멸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