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흥사지 '고려시대 소조 불상과 청동 소탑 출토' 현장보고회
2013-11-21 10:15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각림스님)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추진 중인 보성 개흥사지 유적 시굴조사 현장보고회를 오는 27일 오후 2시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해평리 현장에서 개최한다.
원효ㆍ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개흥사(開興寺)는 1678년 이전까지 세 차례 정도 중건되었다. 1680년대에 불사가 활발하였음이'청광집(淸狂集)'에 전한다. 수륙재(水陸齋, 왕실 관련 행사) 거행과 함께 다양한 불경과 문중의 족보를 간행하고, 승 계수(戒修)는 동원석교와 마천석교를 세우는 등 보성 지역에서 중심적인 사찰로 조선시대 말까지 법통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축으로 이루어진 동원(東院)·서원(西院)에서는 여러 동의 건물지가 시굴조사로 드러났다.
서원에서는 금당으로 추정되는 정면 3칸(어칸 5m, 협칸 3.5m), 측면 3칸(어칸 5m, 협칸 2.5m)의 중심 건물지와 좌우 건물지로 둘러싸인 중정(中庭, 중앙마당)이 확인됐다. 두 단 정도 남아 있는 계단 좌우에서는 용이 조각된 소맷돌이 출토되됐고, 동원의 석축하부에 축조된 입수부와 출수부를 갖춘 암거(暗渠, 수면이 보이지 않도록 한 통수로)는 20m에 이른다.
불두가 결실된 소조 불상과 청동 소탑편, ‘개흥사’ 명 막새 등은 추정 금당지에서, 석탑 옥개석과 석등 옥개석은 중정에서 출토되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선정인(禪定印, 양 손바닥을 편 채로 포개서 배꼽 아래에 두고, 두 엄지손가락을 맞댄 형태)의 소조불을 비롯하여 지붕 위의 기왓골과 추녀마루에 용두를 장식한 청동 소탑편과 태선어골문 기와류는 창건연대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장 진입로 주변에서 출토된 비석편에는 다리를 세우는데 관련된 시주자의 명단도 일부 확인된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13년부터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 전국의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