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고 싱어송라이터 온다?

2013-11-22 08:40

이적[사진 제공=뮤직팜] 에일리[사진=아주경제DB], 조용필[사진 제공=인사이트], 버스커버스커[사진 제공=청춘뮤직], 로이킴[사진 제공=CJE&M], 아이유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대형 아이돌의 운신에 바짝 긴장하는 가요계가 새로운 강자들을 향해 눈길을 돌리고 있다.

11월 셋째 주 음원차트에서는 이적의 5집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1위를 기록했다. 10위권의 면면을 봐도 다비치의 '편지', 탑 '둠다다', 성시경 '너에게'(응답하라 1994 OST), 노을 '밤이 오는 거리', 김예림 '굿바이 20', 미쓰에이 '허쉬', 허각 '향기만 남아', 박효신 '잇츠 유'(미래의 선택 OST), 에일리 '눈물이 맘을 훔쳐서'(비밀 OST)가 자리하고 있다. 10곡 중 2곡만 아이돌의 노래다.

이적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빅뱅 멤버 탑과 동시에 출격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적 스스로도 지난 13일 열린 음감회에서 "노래가 대중적이지 않아 음원차트에 진입한다는 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며 큰 기대를 내비치지 않았다.

듣는 음악이 대세인 흐름은 올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 4월 조용필 19집 '헬로'는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가수로 거듭난 싸이의 '젠틀맨'과 대등하게 겨뤘다. 심지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의 우승자 로이킴은 '봄봄봄'을 타고 양대 산맥을 넘어 굳건하게 1위를 지켰다. 이후 이승철의 '마이 러브', 에일리 '유 앤 아이', 다이나믹 듀오 'BAAM', 산이 '아는 사람 얘기', 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 게', 아이유 '분홍신', 케이윌 '촌스럽게 왜 이래', 신승훈 '쏘리' 등 완성도 있는 음악이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조용필, 버스커 버스커, 신승훈, 이적은 특별한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성과를 이뤄 더욱 빛났다.

듣는 노래가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아이돌 음악에 염증을 느낀 대중의 변화된 성향을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1세대 아이돌이 팬덤을 형성한 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빅뱅, 원더걸스, 2PM에 이어 샤이니, 투애니원, 미쓰에이 등이 연속 홈런을 이어가면서 아이돌 열풍은 계속돼 왔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리듬과 가사 등 재미 위주의 음악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권태감을 느낀 대중은 듣기 좋은 음악을 찾기 시작했다.

또 경제력을 지닌 30~40대와 인터넷과 거리감이 있던 50~60대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도 듣는 노래의 인기를 높인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