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주말도 잊은 채 김치냉장고 신화 창조 매진"

2013-11-18 06:00

삼성전자 광주 그린시티 2캠퍼스 김치냉장고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출하를 앞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의 외관을 검사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광주) = 지난 15일 오후 1시께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오선동의 삼성전자 광주 그린시티 2캠퍼스 김치냉장고동은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아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생산라인 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김치냉장고로 변신을 앞둔 철판시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바코드가 부착된 철판시트는 입력된 정보에 따라 제품 크기별·모델별로 나뉘어져 각자의 라인을 찾아 들어갔다. 

김치냉장고 한 대가 생산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시간30분. 0.4mm 철판시트는 판금공정·내부케이스 조립·단열재 주입·컴프레서 조립·냉매 충전·진공 공정·도어 조립·성능 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 완제품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통로에는 바닥에 그려진 은색 실선을 따라 소형 운반차(AGV)가 자동으로 오갔다. 일명 ‘무인 물방개차’라고 불리는 AGV는 각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운반하며 작업자들의 바쁜 일손을 도왔다.

◆ 올해 김치냉장고 판매량 40% 증가…하루 5000대 생산

요즘 삼성전자 그린시티 김치냉장고 생산라인에서는 하루 최대 5000여대의 김치냉장고가 생산된다. 김장철과 함께 올해 김치냉장고 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주문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늘어났다.

올해는 스탠드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스탠드형과 뚜껑형이 7대 3의 비율로 생산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의 주문량도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2캠퍼스 냉장고 생산라인을 총괄하는 이승헌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 냉장고제조그룹 부장은 “김치냉장고 성수기를 맞아 밀려든 주문 때문에 밤낮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한 상태”라며 “일부 라인에는 시간제 근무자까지 투입한 상태”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매년 11월 중순은 김치냉장고 최대 성수기다. 김치냉장고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10월부터 12월 사이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김장가격 하락과 교체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이 전년 대비 30~40%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저염 김치 보관 기능으로 승부를 걸었다. 2~3% 수준이던 시판 김치의 염도가 최근 1.7%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건강을 생각해 저염 김치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이 부장은 “올해 삼성 김치냉장고의 트렌드는 저염 보관과 누름이 기능”이라며 “전용 누름틀로 김치에 양념과 국물이 잘 배게 하는 ‘아삭 누름이’ 기능은 김치 표면을 촉촉하게 만드는 한편 유산균의 양을 늘려 김치맛을 살린다”고 설명했다.

◆ "내 공정은 내가 책임진다"…내년 불량률 50% 개선 목표 

하루 수천대의 제품이 출하되는 분주함 속에서도 품질 관리는 철저하게 이뤄졌다. 생산라인 내 모든 작업자에게 적용되는 ‘마이 머신 마이 에리어(My machine My area)’와 주요 공정에 도입된 ‘CTQ공정’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전 직원은 자신이 담당하는 기계와 공정에 본인의 사진이 새겨진 이름표를 붙여놓는다. ‘내가 담당하는 프로세스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품질 책임주의 때문이다. 

주요 공정에는 ‘CTQ공정’이 도입돼 초·중·종물 등 3단계 품질가 이뤄졌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골프공을 이용한 신호등 체계를 적용해 각 공정의 가시성을 높였다.

이 부장은 “녹·황·적·백색의 골프공으로 공정 상태를 표시해 놓치기 쉬운 문제점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며 “꼼꼼하게 품질을 관리한 결과 뚜껑형과 스탠드형 제품의 불량률이 전년 대비 각각 36%와 20%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시장 불량률 50% 개선을 목표로 잡았다. 이 부장은 “포괄적인 공정 관리 결과 올해 세운 품질 개선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년에도 시장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