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ㆍ항운 내년 2분기 고비… 회사채 만기 2조6000억

2013-11-11 09:00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건설사와 항공운송사가 내년 2분기 2조6000억원에 이르는 회사채 만기 도래로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동양그룹 사태로 신용경색이 심화된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상환 또는 차환을 위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18개 건설 및 항운사가 발행한 회사채(신용등급 A급 및 BBB급) 가운데 오는 2014년 2분기 만기를 맞는 물량은 2조6086억원에 이르고 있다.

16개 건설사는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한화건설, 두산건설, 한라, 태영건설, 계룡건설산업, 현대엠코,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KCC건설, 한신공영, 한양 등이다. 이 중 현대엠코, 한양을 제외하고 모두 상장사다. 

2개 항운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모두 상장됐다.

16개 건설사는 내년 3조94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 물량 가운데 상반기에만 3조1600억원(2분기 1조879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ㆍ차환해야한다. 이는 16개 건설사 전체 회사채 물량(10조2940억원) 대비 약 30%다. 

2개 항운사는 내년 1조615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 물량 가운데 2분기에만 7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갚거나 빌려서 막아야 한다.

최근 건설업계는 경남기업이 지난달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선언하며  '부도공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내 건설사 가운데 4곳 중 1곳꼴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건설사들은 만기 도래 회사채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채무 등 잠재적인 유동성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며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고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하는 중견 건설사는 회사채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과 비교하면 항운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최근 여객 부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물운송 부문 실적이 부진하고 항공유 가격이 높아 수익성 개선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항운사들은 자체적인 자금 조달 확보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소유하고 있는 민간항공기를 매각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동양그룹 사태 영향으로 기업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높아졌다"며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을 비롯해 충격이 발생하면 취약업종 기업이나 비우량 기업은 회사채 발행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