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올해만 3조원 빠졌다…사실상 '제로금리' 탓
2013-11-07 16:27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은행 정기예금이 저금리 탓에 올해 들어서만 3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기적금은 언제든 돈을 찾아쓸 수 있는 요구불 예금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35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62조2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0.8%) 감소했다.
이에 반해 정기적금 잔액은 같은 기간 28조8000억원에서 34조7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20.5%) 증가했다.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예금(MMDA)을 비롯한 요구불예금도 188조3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6.2%) 늘어난 199조9000억원으로 잔액이 200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자금 투자처가 마땅치 않고 예대마진도 줄고 있어 예금금리를 공격적으로 운영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정기예금 금리는 1% 안팎의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15.4%)를 고려하면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깝다. 1년 만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 '수퍼정기예금'은 2.3%, 신한은행 '민트정기예금'과 하나은행 '고단위플러스'는 2.5%, 우리은행 '토마스정기예금'은 2.7%에 불과하다.
수익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요구불 예금으로 모여드는 모습이다. 요구불예금 가운데 기업 MMDA의 경우 금액이 10억원을 넘으면 최고 1.7%(하나은행 수퍼플러스 MMDA)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이득이다.
이밖에 동양증권 CP(기업어음) 투자자의 대규모 피해로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성이 두드러지면서 머니마켓펀드(MMF), 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채권형 상품에서 은행의 단기 수신 상품으로의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