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수교130주년 우의 넘어 창조경제 파트너십으로 발전'

2013-11-07 11:38
박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 성과 "미래신산업.금융.에너지.문화 등 각 분야 MOU체결"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한국과 영국의 외교관계 수립 130주년과 정전 60주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60주년을 맞아 이뤄진 국빈방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동북아 최초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에게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 당선 직후부터 외교 라인을 통해 국빈 방문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창조경제와 금융이 강점인 영국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새정부의 국정목표인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금융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동반자 관계 구축과 더불어 원전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을거리' 사업에 대한 협력 강화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 수교130년 영국과 돈독한 우의 재확인 = 한국은 1883년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통해 서방국가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영국과 수교를 맺었다. 양국 관계는 한국의 독립과 1949년 국교 재수립, 영국의 6·25 참전 등을 거치면서 공고히 유지됐다.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영국 왕실이 극진한 환대와 예우를 베푼 것도 이같은 인연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기후변화ㆍ사이버안보 그리고 중동 문제(시리아, 이란, 소말리아) 등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데 합의했다.
 
이번에 양국이 채택한 '한ㆍ영 기후변화 공동성명'은 탄소포집 및 저장(CCS)ㆍ배출권거래제 ㆍ녹색건물ㆍ저탄소 재화 및 서비스에 있어 상업적 파트너십ㆍ원자력 발전과 핵안전ㆍ포스트 2020 신(新) 기후체제 협상ㆍ녹색기후기금(GCF) 등에 있어 양국간 협력 평가 및 새로운 협력분야 발굴 등을 담고 있다.
 
양국은 주요 글로벌 이슈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이슈와 관련,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이 될 것을 촉구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이와 함께 영국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및 협력 의사도 표명했다.
 
◇교역·금융협력 확대 = 우선 양국은 2012년 현재 112억6천만 달러의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간 경제통상공동위(JETCO)와 민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신설,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양국이 18개월마다 민관 합동으로 교차·정례적으로 개최해 나갈 예정이다.
 
양국 금융기관들의 상호진출도 촉진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 영국 현지법인(현대차 49.99%, 싼탄데르 50.01% 각각 지분 소유)에 2천만 파운드(약 340억원)를 증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수출입·정책금융기관간 MOU도 다양하게 체결했다. 수출입은행은 영국 수출금융청(UKEF)과 10억 달러 규모의 협조융자 MOU를 맺었다. UKEF는 해외 플랜트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
 
수출입은행은 글로벌 투자금융 분야에 특화된 영국 3위의 민간 상업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와 MOU를, 산업은행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강점을 지닌 세계 4위의 대형은행인 HSBC와 프로젝트 공동발굴, 공동 금융지원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업무협력 MOU를 각각 체결했다.
 
수출입은행과 영국의 세계 2위 해양시추설비 전문선사인 씨드릴(Seadrill)사는 국내 조선사에 씨드릴사가 해양시추설비를 발주할 경우 10억 달러 규모의 금융을 지원하는 내용의 MOU도 성사됐다.
 
수출입은행은 또 유럽개발부흥은행(EBRD)과도 신흥시장에서의 협조융자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1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최근 EBRD 사업이 집중되는 동유럽 국가와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국가 등 신흥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창조금융 활성화와 관련해 올해 말 2천억원 규모로 해외투자펀드를 조성 중인 국내의 NH 캐피털, 큐캐피털과 유럽의 인수·합병(M&A) 관련 4개 기관간 MOU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이 우수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과의 M&A를 통한 세계시장 진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국간 금융분야 협력을 위한 MOU는 이번에 11개가 체결됐으며 협력 규모는 총 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원전·신재생 에너지 협력 강화 = 양국은 원자력산업과 에너지기술 그리고 인프라 부문에서도 7개 MOU를 체결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산업부와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는 영국과 한국 그리고 제3국에서의 상업적 원전사업진출에 양국 기업들이 사업기회를 갖도록 상호협력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원전협력 MOU를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영국 원전시장에 한국형 원전 수출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영국은 원전의 노후화로 현재 운영중인 16기 중 15기를 2023년까지 폐기하고 2025년까지 10기(18G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으로 외국 전력회사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미래부의 경우, 영국측과 '원자력시설 해체관련 MOU' 체결을 통해 다양한 원자력시설 폐쇄 경험을 가진 영국과 공동기술개발 협력을 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와 '에너지기술협력 MOU'를 통해 풍력ㆍ태양광ㆍ연료전지ㆍ에너지 저장 등의 분야에 대해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스마트그리드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런던 교통국이 발주한 10억 파운드(약 1조6천억원) 규모의 대중교통 스마트 요금지불 시스템 개선ㆍ운영 입찰 프로젝트에 국내 LG CNS의 수주 참여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국내기업 지원 세일즈 외교'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한류 상품 박람회'를 개최, 뽀로로, 마시마로, 신개념 디지털 스크린 등 정보기술(IT)ㆍ패션ㆍ문화콘텐츠와 관련된 50개 한국업체와 270개 유럽 바이어간 상담을 통해 한류 비즈니스를 확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