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의 낙하산 50여명 "나 떨고 있니?"
2013-11-04 17:48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이석채 KT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룹내 이른바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50여명 인사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이미 이 회장이 퇴임 배경에서 "KT의 임원을 20% 줄이고, 인건비를 최대 30%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고 의지를 밝혀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전임 남중수 사장 퇴임때와 마찬가지로 차기 CEO가 선임되면 이후 관련 임원들의 일괄 사표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되지만, 다만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성과를 거뒀다고 인정되면 일부는 일단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T는 현 정부 출범 후 '친박'계 인사들을 경영고문으로 받아들였고, 최근 들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쪽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임원으로 영입하면서 '이 회장 자리 방어용'이라는 또 다른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 가운데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홍사덕 민화협 상임의장(KT 경영고문), 공보단장을 지낸 김병호 전 의원(KT 경영고문), 김종인 전 경제민주화추진단장(KT 경영자문) 등 캠프 출신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또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병원 사외이사 등 현정부 인사와 법무실에서 근무하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자녀도 자리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KT렌탈 경영고문으로 있던 이 회장의 사촌동생 이석조 전 주 케냐대사가 친인척 특혜 논란이 일자 스스로 사퇴한 전력도 있다.
이밖에 안기부 예산을 여당 선거 자금으로 불법 전용한 혐의로 구속됐던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불법 도청팀 ‘미림’ 재건을 주도했던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은 KT텔레캅 고문으로, ‘김대중 후보가 김정일 돈을 받았다’는 허위 사실 유포 공작(북풍 사건)을 펼쳤던 임경묵 전 안기부 102실장은 KT이엔에스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직원 숫자는 3000명(10%)이 줄어든 반면 임원 수는 공개된 임원만 133명으로 약 150%가량 증가했다"며 "이석채 회장은 낙하산 수십 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천 명의 직원들을 정리했고, 정권은 그 직원들의 자리를 빼앗아 자리보존에 이용한 꼴"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