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재·보선’…여야, 정국 운영 방안 마련 분주
2013-10-31 17:43
박근혜 대통령 서유럽 순방 귀국 후 변곡점 될 듯
인사청문회·공공기관장 인선 놓고 한판 승부 예고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10·30 재·보궐선거가 여권의 완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여야의 대치 정국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변곡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을 다녀 온 이후인 11월 둘째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에 따라 여권에 넘어온 정국의 주도권 무게추가 다시 민주당 등 야당에게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당초 패배한 민주당의 전열 정비로 일정기간 동안의 소강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31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혹’ 발언으로 여야 간 공방이 지속됐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하며 박 대통령에게 먼저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고용노동부의 선거개입이 모두 과거 일인가”라고 반문한 뒤 “법과 원칙을 이야기하며 검찰총장, 수사팀장 찍어내며 수사 방해한 것은 누구인가”라며 박 대통령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다만 여야는 주고받는 공방 속에도 ‘포스트 재·보선’, 즉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여당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재·보선에서의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은 새누리당은 민생 입법 추진에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과거와 정쟁에 집착한 야당’에 대한 민심의 싸늘한 심판으로 규정하고, 주요 국정과제와 경제활성화 입법 처리 등 민생 경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대선불복 정권 심판이 국민에 외면당한 것”이라며 “국민의 관심은 경제와 민생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상보다 격차가 큰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충격에 빠진 채 대처 방향에 부심하고 있다.
전통적인 열세 지역에서의 패배라는 점을 내세우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당내 온건파를 중심으로 ‘정치 이슈를 내세운 강경투쟁 대신 민생문제 제기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재·보선 결과에 대해 “더 노력하고 정진하는 민주당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에 대한 민주당의 신뢰를 되찾아오는데 보다 더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상임위별로 연간 30일 이내에서 1주 단위로 끊어서 4회 정도 분산하자는 ‘상시 국감’을 제시하면서 정치 현안 관련 발언은 자제했다.
이 같은 여야의 기류를 놓고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싼 대치 정국이 정기국회에서의 입법·예산 심의 활동을 통한 정책 대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투쟁 기조를 강화하자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여전해 당 운영 노선을 둘러싸고 당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